가글액을 사용한 뒤 물로 헹구면 안 되나?

건강 // 2025년 09월 12일 작성 // 2025년 09월 13일 업데이트

어느 순간 부터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개인적으로 양치질 후에는 꼭 가글액으로 한번 더 입을 헹군다. 그럴 때 가끔 가글액 통에 적힌 문구를 읽어보는데 이런 류의 문구가 대부분 쓰여있다.

"사용 후 물로 헹굴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 문구를 보면 가끔 여러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 말이 물로 헹구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물로 헹구면 문제가 된다는 의미일까 말이다. 그래서 이에 대해 정리해 보기로 했다. 물론 하는 김에 여러 정보도 덧붙이고 말이다.

제품 사진을 올리긴 좀 그래서 대신 쓰는 양치질 사진 제품 사진을 올리긴 좀 그래서 대신 쓰는 양치질 사진 (Bruno, Pixabay)

가글액

좀 식상하지만 가글액이 무엇인지 간단히 정리해보자.

가글액은 입 안을 행궈 입 안의 음식물 찌꺼기를 치우거나 살균하고 입 냄새를 억제하는 데 사용하는 액체다. 특히 칫솔이 닿지 않는 곳을 청결하게 유지, 치태나 치석 제거, 충치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즉 가글액은 양치질 후 입 안을 더 청결하게 하기 위해 입 안을 행구기(gargle) 위한 용도의 액체다.

가글액의 주요 성분

사실 가글액의 주요 성분은 각 브랜드나 제품마다 천차만별이라 좀 언급하기 힘들다. 대신 큰 줄기에서 알코올을 주요 성분의 지표로써는 쓸 수 있을 것 같다. 즉 여기서는 알코올이 들어간 가글액가 알코올이 들어가지 않은 가글액으로 구분한다.

알코올이 들어간 가글액은 아무래도 효과가 좋을 것 같다. 알코올이 살균 등에 효과적이고 몸에도 해롭지 않아서 말이다. 거기다 알코올은 더욱 청결한 느낌이 들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물론 알코올만 쓰는 건 아니고 이 외에 구취 제거 및 향균 목적으로 에센셜 오일을 첨가하기도 하고 소염제 용도로 살리실산메틸 등을 첨가하기도 한다고 한다.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리스테린이 바로 알코올을 주성분으로 사용하는 가글액이다.

비알코올 가글액은 말 그대로 알코올 대신 살균 및 소독 용도로 세틸피리디늄 염화물 수화물(CPC)이나 클로르헥시딘글루콘산염 등등을 넣기도 하고 충치 예방 목적으로 플루오린화나트륨(불소) 등을 첨가하기도 하는 가글액이다. 물론 제품 마다 성분은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가그린 제로를 비알코올 가글액의 대표로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사랑니 뽑았을 때 종종 처방해 주거나 약국에서 추천해 주는 가글액인 헥사메딘도 비알코올 가글액 중 하나다.

둘 중에 뭐가 더 좋냐라고 하면 물론 말하긴 좀 힘들다. 효과로 보자면 알코올이 강력하지만 입 안을 건조하게 하거나 자극을 주는 등 사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효과를 내기도 하니 말이다. 개인적으론 그 강렬한 자극이 효과가 더 좋다는 느낌이 들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다.

여러 제품명이 언급되긴 했지만 당연히 광고 아니고 광고 들어왔으면 좋겠다.

가글 후 물로 씻어내면 안 되나?

이 글의 핵심 주제가 바로 이 '가글 후 물로 씻어내면 안 되나?'라는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한 내용이다. 가글액 제품에 보면 대체로 '사용 후 물로 헹궈내지 않아도 됩니다.'라고 쓰여있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서 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특별히 부작용이 없다면 물로 헹구지 않는게 더 효과적이다.

아무래도 가글액 사용 후 물로 헹궈내면 효과가 희석되기 마련이다. 가글액에 포함된 살균 및 소독 성분이 물에 씻겨 내려가 버릴 테니 말이다. 치과에서 처방하는 가글액의 경우는 염증 억제 성분도 있을 수 있는데 이 경우도 물로 헹궈내면 특히 효과를 많이 떨어뜨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 밖에 충치 예방을 위한 불소 등의 성분도 물에 씻겨 내려가면 당연히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입 안에 사용하는 특성 상 가글액은 안전한 성분으로 제조하는 게 당연하다. 만약 찝찝함 때문에 물로 헹궈낸다면 특별히 그럴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알코올이나 특정 제품의 특정 성분의 경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부작용이 크게 느껴진다면 물로 헹궈내는 게 나쁘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알코올이 포함된 가글액을 사용하면 입 안이 많이 따갑거나 심하게 건조해지는 경우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권장사항으로는 가글액 사용 후 일정 시간 동안 물로 입을 헹구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특히 헥사메딘과 같은 의료용 가글액의 경우는 소독 및 소염 용도이니 물을 마실 때도 30분 이후에 마시라고 할 정도다.

가글액도 상할까?

소독 및 살균 용도의 성분이 들어있는 만큼 가글액은 왠지 상하지 않을 것 같다. 정말 그럴까?

가글액도 상할 수 있으니 개봉 후 한 달 이내에 다 사용하자.

가글액은 개봉 후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그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알코올의 경우 쉽게 말라버리는 특성을 간과할 수 없다. 거기다 알코올 외의 성분들도 공기 중의 노출이나 세균 등에 의해 변질될 수 있다. 그리고 효과 뿐만 아니라 향이나 점도 등도 변질될 수 있는데 이럴 경우 불쾌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 거기다 세균이 번식한 액체를 입 안에 넣는다는 것 자체가 비위생적인 일이기도 하고 말이다.

일부 제품의 특정 성분은 공기중에 노출될 경우 젤리 처럼 굳어지기도 한다. 이러면 가글 용도로 사용할 수도 없게 된다. 다만 뚜껑이나 입구 주변 정도로 한정된 영역에서 발생되기도 하고 쉽게 떨어지기에 권장기간 내라면 이런 현상이 발생하더라도 사용 상 별 문제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가글액은 개봉 후 1개월 이내에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물론 그 전이라도 색이 변하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하면 폐기하는 게 좋을 것이다.

가글액에 든 색소는 괜찮은 걸까?

어떤 가글액에선 인공 색소를 넣지 않는다는 식으로 광고를 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 인공색소는 몸에 해롭다는 것일까?

가글액에 든 색소는 식용색소로 대체로 문제가 없다고 알려졌다.

이렇게 언급되는 색소는 대체로 식용 타르 색소다. 이 색소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인체에 해롭지 않은 것인 극소량으로 사용된다. 당연하게도 이런 색소는 정해진 용법과 용량을 지키면 안전하기 때문에 승인된 것이다.

따라서 이런 색소가 들어갔다고 그 제품을 멀리할 근거는 아직 없다. 다만 일부에서는 타르색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하기에 걱정이 된다면 무색소 제품을 쓰는 것도 방법일 수는 있다. 그리고 가능성은 다르지만 이 세상 모든 물질(?)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도 있으니 만약 색소로 인해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역시 다른 제품으로 바꾸는 게 좋을 것이다.

칫솔질 대신 가글액만 사용해도 될까?

물론 가글액이 칫솔질의 효과를 대신 할 수는 없다.

이제는 상식적인 야이기겠지만 가글액은 칫솔질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을 해결해 주는 것이 목적이다. 입 안의 살균및 소독, 구취 제거, 충치 예방 등 말이다.

특히 가글액으론 이 사이에 낀 찌꺼기를 제거할 수 없다. 이런 건 칫솔질이나 치실로 해결해야 한다.

물론 안 하는 것보단 나을 것이다. 특히 기상 후 입 안을 청결히 하는 목적으론 괜찮을 지도 모른다. 자는 사이에 입 안에는 세균들이 꽤나 증식하니 말이다.

많이 사용해도 될까?

너무 잦은 사용은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대장균과 유산균과 같이 우리의 장 속에는 유해균과 유익균이 생태계를 이루며 살아간다. 그런데 이런 생태계는 입 안에도 있다. 입 안에도 유익균(혹은 구강유산균)과 유해균이 살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구내 유익균은 입 속 건강을 헤치는 유해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등 사람과 공존하기 적당한 세균이다.

그런데 가글액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은 이 유익균과 유해균 모두를 살균하는 효과를 낸다. 결과적으로 가글액으로 입 안의 세균을 싹 다 날려버릴 수 있다. 싹 날려버리면 큰 문제는 없지 않나 싶을 수도 있겠지만 문제는 유해균이 유익균에 비해 더 잘 번식한다는 점이 문제다.

결국 가글액의 잦은 사용은 유익균의 비율을 떨어뜨려 입 안의 생태계를 망가뜨리고 결국 입 속 건강이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권장사항 대로 하루 2회 정도로만 사용하자.

일부 무알코올 가글액의 경우 유익균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표적화되어 개발되는 경우도 있다지만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가글하고 음주 측정하면 걸릴 수도 있다는데?

가글 후 음주 측정에서 걸릴 수도 있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일부 가글액의 경우 알코올이 들어있다. 그리고 알코올은 음주 측정기가 핵심적으로 골라내는 성분이다. 따라서 가글액을 사용하고 나서 음주측정을 하면 음주 수치가 어느 정도 나타날 수도 있다.

물론 이런 경우 실제로 술을 마신게 아니라면 혈액검사로 누명을 벗을 수는 있으니 더 큰 불이익을 받을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그래도 꽤나 불편한 일이 될 것이다. 따라서 정 걱정되면 가글 후 운전하기 전에 입 안을 잘 헹궈주거나 비알코올성 가글액을 사용하면 될 것이다.

결론 및 여담

어쨌든 제목으로 선정한 내용에는 결론을 달아야 할 것 같다.

결론: 가글액으로 가글 후 물로 씻어내도 안 되는 건 아니지만 효과는 좀 떨어질 수 있다.

개인적으론 아침에 급할 때 간혹 칫솔질 없이 가글만 하기도 한다. 안 하는 것보단 나은 것 같으니 말이다. 입 냄새도 잘 덮이는 것 같고 음....

Seorenn (Konrad Seo)
개발자 주제에 경제나 먹거리 관련 글을 주로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