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크버거의 100% 한우 버거 세트에 관한 기록

버거, 식사 // 2025년 09월 16일 작성

프랭크버거는 아픈 추억(?)이 있다. 옛날 주요 활동지(?) 주변에 생겼다가 얼마 안 되어서 갑자기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맛이 있든 없든 좀 사먹어 주고 싶다는 생각이 종종 드는 브랜드다. 그런데 주요 활동지를 바꾸면서 주변에 프랭크버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뭐다? 당연히 테이크아웃 해서 먹어봐야 한다는 말이다. 왜 당연하냐니 그야 버거니까.

매장에 가보니 입구부터 100% 한우를 썼다는 신메뉴 광고판이 나열되어 있다. 그렇다면 신메뉴를 한 번은 먹어봐야 할 것 같다. 그래서 프랭크버거의 100% 한우 버거를 세트로 주문해서 들고 왔다.

프랭크버거의 100% 한우 버거 세트

식사 자리로 도착해서 포장된 것을 슬쩍 풀어봤다.

포장되어 있던 모습 포장되어 있던 모습

사실 이렇게 포장되어 있는게 일부 수제버거의 포장법이긴 하다. 하지만 뭔가 보호도 잘 안 될 것 같고 금방 식을 것 같기도 해서 아쉬움이 느껴지는 포장인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내용물이 안 망가지고 맛이 좋으면 괜찮은 일이다. 일단 핵심인 버거를 꺼내서 살펴보자.

프랭크버거의 100% 한우 버거 프랭크버거의 100% 한우 버거

번이 망가지지 않은 것은 좋았다. 그런데 버거가 왜 이렇게 부실해 보일까. 마치 대형 패스트푸드 브랜드의 것을 연상케 하는 부정적 의미의 귀여움(?)이 느껴지는 버거다. 아마도 광고판의 사진과는 너무 다른 모습 때문이었던 것 같다.

공식 홈페이지의 100% 한우 버거 사진 공식 홈페이지의 100% 한우 버거 사진

이런 모습과 위의 사진을 비교해 보면 아쉬움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패티는 사진의 절반 두께인 것 같고 야채와 토마토도 이보다 확실히 부실하다. 물론 아직 먹어본 것은 아니니 평은 미루겠지만 말이다.

프랭크버거의 일반적인 감자튀김 프랭크버거의 일반적인 감자튀김

그 외에 세트이니 감자튀김과 음료가 있는데 그저 그렇기에 별로 할 말은 없는 것 같다.

맛과 식감

위에 적은 문구들은 먹어보기 전까진 그저 상상일 뿐이니 현실로 만들기 위해 서둘러 한 입 먹어보았다.

내용물 확인을 위해 한 입 먹은 모습 내용물 확인을 위해 한 입 먹은 모습

엥?

패티가 얇고 딱딱하고 바짝 말랐다. 심하게 오버쿡했다. 거기다 육즙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떡갈비를 꾹꾹 눌러서 익힌 다음에 냉장고에 넣어뒀다 다음날 꺼내서 전자렌지에서 과하게 데운 그런 느낌이었다. 심지어 고기 맛 조차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점에서 패티를 실수로 바짝 익혀도 이정도 까지는 아닐 것 같은데 좀 심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이게 과연 한우인가 수입소고기인가 구분할 수조차 없었다는 점이다. 맛이 그다지 느껴지지도 않고 식감도 엉망인데도 "한우를 썼다니까" 라고 한다면 그래서 왜 그게 한우인지를 묻고 싶을 정도다. 뭔가 말이 이상한데 "한우를 써도 한우 같지 않으면 이건 과연 한우인가 아닌가" 하는 그런 고뇌다.

그리고 프랭크버거의 전반적인 특징인 '특징적인 맛이 없다(not exists)'는 점이 여기에서도 드러났다. 도대체 프랭크버거의 다른 버거들과 다른 게 무엇일까?

버거의 충격적인 맛과 식감을 생각하다 시간을 너무 보내서일까. 감자튀김도 상당히 눅눅해졌다.

방문했던 매장의 콜라는 테이크아웃을 해도 캔이나 페트를 주는 게 아니라 컵에 음료를 따라서 간단한 플라스틱 마개로 덮는 방식이라 탄산이 잘 세는 편이다. 역시나 버거의 충격적인 맛과 식감을 생각하다 탄산도 상당히 사라져 버려서 콜라로써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부정적인 평가 투성인데 어쩔 수가 없다. 버거의 충격에 부정의 회오리에 휩싸였으니 말이다.

결론 및 여담

이 돈 내고 먹은 한우가 이런 맛이면 그냥 한우를 안 먹을 듯
(다시는 안 먹겠다는 의미)

솔직히 말해서 12000 원이 넘는 가격이 아니었다면 큰 불만은 없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정도 가격이면 질 좋고 맛있는 수제버거 급의 비용이다. 프랭크버거는 분명 수제버거지만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는 것 아니었던가?

결과적으로 버거 매니아임에도 상당히 배신감이 느껴져서 도저히 좋은 평을 써 줄 수가 없었다.

물론 이 문제가 프랭크버거 전체가 아닌 특정 매장의 문제일 수도 있다. 아니면 취향 차이일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개인 블로그라는 점에 주의해서 읽었으면 좋겠다.

Seorenn (Konrad Seo)
개발자 주제에 경제나 먹거리 관련 글을 주로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