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스버거의 도네이션 버거에 대한 기록

버거, 식사 // 2025년 10월 17일 작성

블리스버거 도장깨기는 계속 되고 있다. 이번에는 그 중 가장 헤비(?)한 메뉴인 도네이션 버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이 버거의 정체와 맛과 식감에 대해 주관적으로 평가해 보자.

도네이션 버거?

블리스버거의 도네이션 버거 홈페이지 사진 블리스버거의 도네이션 버거 홈페이지 사진

도네이션 버거는 홈페이지에서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100% 쇠고기 패티와 생새우살 패티, 신선한 야채와 소스, 치즈 까지 모든 재료를 아낌없이 활용한 생애 최고의 수제버거

즉 도네이션 버거는 거의 모든 것을 다 집어 넣은 버거라고 볼 수 있다. 약간 더 정리하자면 블리스버거의 모든 속재료에서 치킨패티와 할라피뇨를 제외한 모든 것이 들어갔다고 봐도 될 것 같다. 그래서 가장 헤비하다고 지칭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름이 조금은 이상하다. 마구마구 들어가 있는 버거의 이름에는 어울리지 않게 왜 도네이션(donation, 기부)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을까? 이 명칭은 먹는 게 아닌 것 같은데 말이다.

물론 이는 식당에서도 그리고 홈페이지에서도 그 이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도네이션 버거 수익의 일부분 은 세계 극빈국 아이들의 학교 보내기 기금으로 사용됩니다.

이럴 수가. 좋아하는 버거도 먹고 기부도 하고 꿩 먹고 치킨도 먹는 그런 좋은 의미의 이름이었다.

거기다 이렇게 재료가 많이 들어가는 수제버거 본품이 만천 원도 안 되는 가격이라니 나름 저렴한 편이다. 물론 세트 가격은 좀 더 나가지만 말이다.

이 도네이션 버거를 세트로 주문해서 식사 장소에서 풀어봤다. 참고로 주문은 세트로 했지만 사이드메뉴는 별 차이가 없어서 리뷰는 버거만 정리한다.

도네이션 버거 살펴보기

포장을 풀어포니 익숙한 모습의 내용물들을 또 볼 수 있었다.

도네이션 버거 세트 구성 도네이션 버거 세트 구성

역시나 두꺼운 포장 상자 따윈 안 써도 된다는 자신감이 느껴지는 블리스버거다. 세트이지만 당연하게도 버거 포장을 제외하곤 차이가 없다.

이제 핵심인 버거의 랩지를 풀어보자.

쓰...쓰러진다아 쓰...쓰러진다아

두꺼워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랩지를 풀자마자 버거가 비스듬하게 쓰러지고 있었다. 위 사진은 비스듬하게 찍은 게 결코 아니다. 사진을 후다닥 찍고 손으로 바로 잡아야 했을 정도로 쓰러지고 있었을 뿐이다.

손으로 제대로 잡고 찍으면 이런 모습이다.

도네이션 버거의 실제 모습 도네이션 버거의 실제 모습

도네이션 버거는 온갖 재료가 들어간 만큼 확실히 두껍긴 하다. 색감도 홍보 사진과는 좀 딴판이긴 하다. 하지만 이 정도면 역시나 무난한 비주얼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나저나 왠일로 번이 살짝 찌그러진 것 같긴 한데 이걸 언급하지 않고 넘어가 버렸다. 물론 이 정도로는 식감에 무리는 안 줄 수준 임은 이미 알고 있어서다.

도네이션 버거의 맛과 식감

도네이션 버거는 확실히 두껍긴 하지만 그렇다고 타워라는 이름이 붙은 버거에 비하면 그렇게 두꺼운 건 아니다. 대충 두 입 크기도 안 되는 높이니 말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다고 두 입 만에 먹을 수가 있느냐다. 물론 안 된다. 비스듬하게 먹는다면 위, 아래 그리고 가운데 세 차례의 입질(?)로 겨우 모든 재료를 먹을 수 있었을 정도다.

도네이션 버거가 여러번 물린(?) 모습 도네이션 버거가 여러번 물린(?) 모습

세 입에 걸쳐서 먹어봤는데 덕분에 번이 좀 찌그러져 버렸는데 굉장히 안타까웠다. 번의 제대로된 텍스처를 이제 느낄 수가 없다니 슬플 따름이다.

어쨌든 여러번 시도하여 겨우 한 입 베어 먹은 듯한 모습을 연출하는 데 성공했다.

도네이션 버거를 제대로 베어 먹은 것 같은 모습 도네이션 버거를 제대로 베어 먹은 것 같은 모습

이제 맛과 식감에 대해 평가해 보자.

각각의 재료는 매우 훌륭한 것이 역시 블리스버거 다운 패티와 각종 야채들이다. 그리고 존재감 확실한 치즈와 새로운 친구 새우 패티까지 제대로다.

고기 패티는 여전히 두툼하고 육즙이 흐르는 매우 맛있는 패티였다. 그 두께를 충실하게 살려주는 풍족하게 씹히는 식감 또한 여전했다.

야채도 푸짐하고 제대로 살아있었다. 역시 고기의 주르륵 씹히는 느낌과 동시에 야채가 아삭 씹히는 느낌은 즐거웠다. 뿐만 아니라 야채는 두꺼운 고기의 느끼할 수 있는 식감과 맛을 제대로 살려주는 역할도 한다. 단점은 없애고 장점을 살리는 멋진 친구다.

새우 패티는 의외로 대박이었다. 정말 새우가 들어있었으니 말이다. 이게 뭔 소린가 싶겠지만 대형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의 새우 패티에는 새우가 거의 안 들어간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런데 블리스버거의 새우 패티에는 새우가 풍부하게 씹혔다. 맛은 좀 더 얌전한 편인데 사실 대형 프랜차이즈의 새우 패티가 새우가 적게 들어가는 만큼 맛을 더 강조시킨다는 느낌과 비교하면 오히려 더 리얼하고 무난한 새우 맛이라고 평가 가능할 것 같다. 정리해서 본분에 충실한 리얼 새우 패티다.

이 모든게 다 합쳐지면 당연히 기분이 좋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것은 먹기 전이었을 뿐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 글을 쓰는 작자가 먹기엔 너무 두꺼웠다. 그래서 식감과 맛을 제대로 즐기는게 오히려 힘들었다. 위쪽을 씹으면 야채가 안 씹히고 아래쪽을 씹으면 치즈가 제대로 안 느껴지는 그런 불성실함(?)이 다가왔고 결국 한 입에 모든 맛의 조화를 느낄 수가 없었다. 거기다 먹다 보면 소스와 기름이 입 주변 여기저기 묻어서 불편함을 초래했다.

그리고 다른 종류이긴 하지만 패티 두 장은 좀 과한 느낌도 들었다. 야채의 양과 비교하자면 역시 패티는 둘 중 하나만 있는 게 밸런스가 맞을 듯 하다는 느낌이다.

결론 및 여담

도네이션 버거는 너무 먹기 힘들어서 다시는 안 시켜 먹을 아주 맛있는 버거다.

맛은 솔직히 역시나 최고다. 주변의 선택지가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니라서 객관적인 평가는 나올 순 없을 것이고 어디까지나 개인의 판단일 뿐이지만 개인 블로그이니 당연히 주관적인 반응이 올라올 수밖엔 없을 것이다. 어쨌든 속 재료 하나하나는 다 신선하고 충실하고 맛있었다.

다만 단점이 여럿 있었다. 너무 커서 먹기 힘들다는 점, 여기저기 묻히며 먹어야 한다는 점, 그래서 맛을 제대로 온전하게 못 느끼고 부분 부분 느끼게 되고, 덕분에 식감도 먹을 때마다 제각각이었다는 점 등이 도네이션 버거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 같다.

역시 과하면 안 하느니만 못하다. 버거는 너무 두꺼우면 얇은 것만 못하다. 이건 진리라고 생각해야겠다.

그래도 추천하지 못 할 정도냐면 그건 아니다. 만약 입이 크다면 혹은 기부의 가치를 크게 본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질 테니 말이다. 궁금하다면 실제로 도전해 보고 판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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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renn (Konrad Seo)
개발자 주제에 경제나 먹거리 관련 글을 주로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