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스버거의 더블치즈버거에 관한 기록
블리스버거 도장깨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번에는 두 개 남은 버거 메뉴들 중 하나인 더블치즈버거에 도전해봤다.
그런데 사진으로만 보면 더블치즈버거에는 야채가 거의 없어 보여서 선택을 좀 주저하게 된다.
더블치즈버거 홈페이지 사진 (블리스버거)
홈페이지에서는 더블치즈버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었다.
100% 쇠고기 패티와 2장의 아메리칸 체다치즈, BBQ소스와 볶은 양파가 들어간 정통 더블치즈버거
더블치즈버거에는 양상추나 토마토 같은 버거에는 늘 들어가던 재료가 안 들어가는데 당연히 느끼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결국 긴 고민 끝에 야채와 토마토 토핑을 추가해서 더블치즈버거를 주문해 봤다. 이러면 왠지 더블치즈버거가 아니게 된 것 같고 가격도 천 원 비싸졌고 여러 문제가 유발될 지도 모르겠지만 취향이 이런 걸 어쩔 수가 없었다.
블리스버거의 더블치즈버거
그리하여 기대 반 불안감 반의 감정으로 받아온 포장을 풀어봤다.
더블치즈버거 포장
굳이 포장을 볼 이유는 없는게 늘 다 똑같이 생겼으니 말이다. 하지만 블리스버거의 독특한 점이 있다면 모든 버거마다 전용 랩지 포장이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써 온 블리스버거 관련 글들에서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포장만 봐도 무슨 버거인지 알 수 있다.
다시 버거로 돌아오자. 이제 가볍게 랩지를 풀어볼 차례다.
더블치즈버거의 첫 인상
이런, 사진이 망했다. 역시 이렇게 샷을 찍으면 뭔가 이상하고 엉성하고 밸런스가 안 맞아 보인다. 물론 랩지를 치우면 여기서 더 흐트러질 것 같아서 포장을 푼 상태를 바로 찍으려면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그런데 굳이 중요한 사진 같지는 않으니 다음부턴 이런 식으로는 찍지 말아야겠다.
이제 랩지를 정리해서 손으로 들어봤다.
더블치즈버거의 제대로 된 모습
야채가 있으니 확실히 버거 다워서 좋다. 이래야 먹음직스러운 버거의 비주얼이다.
이제 조심스럽게 버거를 한 입 베어 물었다.
더블치즈버거를 한 입 베어 먹은 모습
응? 아니 잠깐, 토마토는 어디 갔나? 아무리 봐도 토마토가 안 보인다.
물론 성급한 오해였다. 좀 더 깊게 파먹다 보니 얇은 토마토가 있긴 있었다. 사실 토마토가 보이는 사진도 찍긴 찍었지만 여기에 올리기엔 너무 그로테스크(?)한 듯해서 올리지 않은 것 뿐이다. 하여간 토마토가 너무 얇아서 존재감이 없었던 점은 좀 실망스러웠다.
번은 여전히 맛있었다. 파삭하고 푹신한 식감에 평범하지만 버터 향이 그윽하게 느껴지는 맛있는 번이다. 이렇게 자주 먹는데도 질리지 않는다.
더블치즈버거의 첫 맛의 장식은 역시나 치즈였다. 더블치즈버거라는 이름을 잘 살려준 첫 맛이었다. 그리고 치즈 맛이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함께 했다. 이것도 그 이름 다운 것일 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치즈의 그 꾸덕함도 함께 남아 있었다. 역시나 이름 다웠다. 다만 치즈의 향과 맛이 생각보다 많은 다른 맛들을 가려버리는 듯 했다.
양파는 생각보다 존재감이 좀 더 묻히는 존재였다. 맛이 치즈에 가려졌으니 말이다. 그래도 아삭아삭하게 조리되어 있어서 야채를 굳이 추가하지 않았어도 괜찮았을 것 같은 식감을 느낄 수는 있었다.
치즈와 함께 BBQ 소스의 맛도 제법 느껴지는데 이 맛은 살짝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느끼함을 주는 요소다 보니 말이다.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겠지만 말이다.
소고기 패티는 여전히 소고기 패티 다운 맛이었다. 다만 버거 전체를 한 입에 먹으면 치즈와 소스가 육향을 좀 가려버렸다. 밸런스가 좀 쏠린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약간 아쉬웠다. 하지만 더블치즈버거라는 이름 다운 느낌이 드는 것은 분명했다.
야채가 추가되어 있다보니 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역시 즐겁게 다가온다. 소스의 느끼함도 잡아주고 말이다. 다만 존재감이 없던 토마토는 한 3배 정도 두꺼웠다면 존재감을 발산했을 것 같다. 그리고 여기에 양파도 하나 들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치즈의 맛과 식감이 인상에 강하게 남는 버거였다. 이름다웠다.
결론 및 여담
이번에도 순식간에 버거가 뱃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결론을 내야 할 순간이다. 그래도 이번엔 그렇게 고민할 필요는 없었던 것 같다.
블리스버거의 더블치즈버거는 야채에 방해받지 않게 치즈의 맛과 식감을 즐기고 싶은 이에게 딱인 버거다.
개인적으로 꾸덕한 질감은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거기다 개인적인 취향에 비해 치즈 맛과 향이 좀 과한 편이었다. 즉 치즈는 역시 더블이 아니라 싱글이 좋은 듯 하다. 그런 의미로 이 더블치즈버거의 선호도는 베이컨치즈 버거 보다는 아래로 메겨야 할 것 같다.
맛의 밸런스라는 건 어디까지나 사람의 취향이 반영되는 요소다. 치즈의 맛과 향 그리고 식감을 좋아한다면 더블치즈버거의 느낌은 더없이 좋은 요소였을 것이다. 불행히도 이 글을 쓰는 작자의 취향은 그러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이제 블리스버거에서 남은 메뉴는 새우버거 딱 하나 뿐이다. 새우버거는 상당히 기대되는데 왜냐하면 도네이션 버거를 통해 새우패티가 상당히 맛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머지 소스나 다른 재료들과의 조화가 참으로 궁금해질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