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E와 QT: 중앙은행의 강력한 통화 정책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정부에 독립된 기관이다. 통화정책은 해당 통화를 사용하는 국가의 시중유동성 공급이나 회수에 큰 영향을 끼쳐 물가나 금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 정책 중 강력한 도구로 QE와 QT가 있다.
개인적으로 QE와 QT의 간략한 의미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나는 지는 잘 모르는 편이었다. 그런데 어느날 간단히라도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국 이 글을 작성하기 시작했다.
결론부터 적자면 QE와 QT는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즉 보유 자산 규모를 조절하여 시중유동성에 영향을 끼치는 정책이다. 물론 이 정리는 너무 단순해서 좀 더 상세한 내용이 필요하긴 하다.
중앙은행의 보유 자산으로 유명한 것은 국채와 MBS(주택저당증권) 등이 있다는 것은 우선 알아두자.
QE - Quantitative Easing
QE는 번역하여 '양적완화'로 불린다. 그런데 번역해도 번역한 것 같지 않은 난해한 단어만 보인다. 그래서 그냥 QE라고 짧게 부르는 것이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이 QE 정책은 중앙은행이 보유 자산을 늘리는 정책을 의미한다. 즉 중앙은행이 시중에서 국채나 MBS 등을 대규모로 매입하여 시중에 유동성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정책이다.
결과적으로 시중유동성이 직접적으로 늘기도 하지만 시중에 발행되는 채권이 줄게 되어 시장금리 특히 장기금리 하락으로도 이어져 더더욱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게 된다.
이로 인해 기업의 자금 융통이 원활해지며 경제를 부양시킬 수 있다. 또한 자산시장에도 유동성 공급도 늘어나 주식이나 부동산 등의 자산 가치가 상승할 가능성 또한 높아진다.
하지만 유동성의 증가는 통화 가치의 하락, 즉 인플레이션을 유발시킨다. 이는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런 QE는 제로금리 상황에서도 시중 유동성을 공급해야 할 때 쓸 수 있는 경기 부양 정책의 일종으로 보는 게 합당할 것 같다.
QT - Quantitative Tightening
QT는 번역해서 '양적긴축'이라고 하는데 역시나 번역하는 의미가 없는 것 같고 그냥 QT라고 칭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
어쨌거나 QE의 반대되는 개념이 바로 QT라는 정책이다. 이 경우 중앙은행의 보유 자산인 국채나 MBS를 시중에 매각하고 그 대가로 받은 돈은 소멸시킨다.
다만 국채의 경우 매각이 아니라 연장 포기라는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중앙은행은 보유 중인 국채를 매각하지 않고 만기까지 놔둔 후 발행자에게서 원금을 회수한다. 다만 이후 정책에 따라 동일한 금액의 국채를 매입할 수도 있고, 아니면 국채를 다시 매입하지 않고 받은 돈을 소멸시킬 수도 있다. QT 정책에서는 국채의 연장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흡수하기도 한다는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로 인해 시중 유동성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중앙은행이 채권 매입을 하지 않게 되면서 시중 채권 발행량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시장금리 또한 상승하게 되고 이로 인해 유동성을 더 흡수하는 효과를 낸다.
그리고 시중 유동성의 감소는 화폐 가치의 상승, 즉 디플레이션을 유발한다. 기업에는 금리 인상으로 인해 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자산시장에서도 유동성이 빠져나와 자산 가치가 감소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대신 디플레이션 덕분에 물가 상승률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는 있다.
결과적으로 QT는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고도 시중 유동성을 감소시키며 시장금리를 상승시키는 효과를 가져오는 정책이다. 하지만 긴축으로 인해 경기 둔화라는 후유증이 발생할 위험성 또한 존재한다.
결론 및 여담
QE는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QT는 시중에서 유동성을 흡수하는 정책이다.
이런 QE와 QT 정책은 기준금리와 같은 통화정책과 함께 시중 유동성과 인플레이션 그리고 실물 경제와 금융 시장에 영향을 끼치는 중앙은행의 정책이다. 다만 기준금리 정책이 속도 조절에 가깝다면 QT와 QE는 중앙은행의 장부 규모 자체를 직접 키우고 줄이는 조절이라는 차이는 있을 것 같다.
최근 연준이 QT를 곧 종료할 것이라는 소식이 10월 FOMC 이후 들려왔다. 아마도 자산시장에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 같기는 한데 물론 미국 경제 지표의 상황에 따라 바뀔 여지는 있을 지도 모르니 조심은 해야 할 것 같다. 안 그래도 블랙아웃, 즉 정부 셧다운으로 지표가 나오지 않는 중이라 답답한 상황이니 더욱 조심해야 할 테고 말이다.
여담으로 QE와 QT는 지금까지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불려왔는데 최근에는 여기서 '비'라는 단어를 빼자는 이야기가 있는 모양이다. 어떤 면에서 이제는 QE와 QT도 검증이 된 만큼 전통적인 통화정책의 범주로 봐야 한다는 관점일 것이다. 한 개인 입장에선 뭐 아무래도 상관 없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