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 그래도 큰 의미가 있는 통화정책

경제, 용어 // 2025년 11월 13일 작성

QE나 QT와 관련된 기사를 읽다 보면 간혹 '테이퍼링'이라는 용어를 볼 때도 있다. 한국에서는 자주 쓰이지 않는 외래어다보니 의미 유추가 쉽지는 않은 단어다. 굳이 찾아보면 '스카치테이프' 정도가 비슷하게 느껴지긴 하는데 전혀 연관은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서 조사해 봐야 할 차례다.

그래서 어떤 현명한 누군가(?)에게 물어보니 테이퍼링에 대해 이렇게 요약해 주었다.

테이퍼링(Tapering): QE와 QT의 중간 단계

"뭔 소리야?"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참 무의미한 요약 같다.

좀 더 현식적으로 표현하면 테이퍼링은 정책 전환 과정에서 사용하는 '브레이크'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특히 ABS가 달린 브레이크 말이다. 즉 QE 상태에서 QT로 넘어갈 때 갑자기 넘어가면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으니 그 속도를 조절하기 위한 장치다. 실제로 테이퍼링(tapering)이라는 용어는 '점점 가늘어지다'라고 번역할 수 있는데 딱 맞는 의미 같다. 아 그러니까 스카치테이프를 쭈욱 잡아당기면 가늘어지는 거랑 비슷한 건가?

QE와 QT 정책에 대해서도 정리했다시피 QE는 완화 정책으로 시중유동성을 공급해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는 정책이다. 반면 QT는 긴축 정책으로 시중유동성을 흡수에 물가를 안정시키지만 경제에는 타격이 올 수 있는 정책이다. 그런데 QE 상태에서 갑자기 QT 정책이 활성화되면 아무래도 시장이 적응도 하기 전에 경제에 큰 타격이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정책의 중단과 다음 정책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좀 천천히 부드럽게 할 필요가 있다.

즉 테이퍼링은 대충 이렇게 정리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테이퍼링은 'QE 속도를 완만하게 늦추는 단계'다. 물론 이 뒤에 바로 QT를 할지 안 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QE 종료로 인한 부작용을 테이퍼링이 완전히 잠재울 수는 없을 거다. 그저 속도만 조절하는 거니 말이다.

테이퍼링으로 충격을 완화시키려고 해도 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시장에는 충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테이퍼링이 종료되면 아무래도 시중유동성이 늘어날 가능성이 적어지는 데다 채권 수요가 줄어들며 시장금리까지 상승하니 자산시장에는 심리적으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을 거다.

테이퍼링 과정에서 선진국의 금리가 신흥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되는 일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런데 금리가 높은 쪽으로 자산은 흐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테이퍼링으로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현상인 긴축 발작(taper tantrum)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듯하다. 따라서 한국 입장에선 민감해질 수도 있는 사안 같다. 안 그래도 한미 금리차가 이미 오래 전에 역전되어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이제 결론은 다시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테이퍼링: QE를 서서히 정지시키는 절차

뭐 하여간 좋은 의미로 사용하는 정책인 만큼 젹용되는 시기를 잘 파악하고 거기에 맞게 대응하면 개인 입장에선 별 문제는 없을 것 같다.

Seorenn Logo
Seorenn (Konrad Seo)
개발자 주제에 경제나 먹거리 관련 글을 주로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