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대조표는 도대체 무슨 표이길래 다들 그렇게 노려보는 걸까?
간혹 경제나 금융 관련 분석 글들을 보면 대차대조표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거론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름만 보면 대차대조표는 그저 하나의 표에 불과할 것 같이 느껴져서 재무제표 같은 것에 비해 소흘하게 대하게 되는 것 같다. 물론 개인적인 판딘일 뿐이겠지만 말이다.
어쨌든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대차대조표에 대해 간단히라도 조사해보기로 했다. 과연 어떤 녀석일까?
대차대조표란?
대차대조표(貸借對照表, Balance Sheet)는 기업의 특정 시점에서의 재무 상태를 보여주는 보고서로 자산, 부채 그리고 순수 자기 자본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대차대조표의 의미는 이렇게 정리되는 것 같다. 참고로 한국에서도 널리 사용되는 용어긴 하지만 표준적으로는 '재무상태표'로 불러야 하는 듯하다.
대차대조표는 다음과 같은 식을 이용해 설명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자산 = 부채 + 자본
여기서 두 비교 대상 즉 '자산' 과 '부채와 자본의 합'은 균형(balance)을 이뤄야 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이 균형이 맞지 않으면 어딘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외에도 다른 방식으로 표를 작성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지만 결론은 비슷한 듯한 느낌이다.
대차대조표에는 부채와 자본이 확실히 드러나는 만큼 기업의 재무 건정성과 지불 능력 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투자 목적 뿐만 아니라 경영 목적에서도 활용하기 좋은 자료이기도 하다.
대차대조표는 재무제표의 한 부분에 속하기 때문에 이것 만으론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져 보이기는 한다. 혹시 뭔가가 더 있는 걸까?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대차대조표가 중요하긴 하지만 일반 기업에게 있어선 그저 하나의 상태표에 불과하다. 하지만 만약 대차대조표가 특정 중앙은행의 것이라면 어떻게 될까?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시중 유동성 관리 지표로써 아주 큰 의미를 가지게 될 수밖에 없다.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는 아래와 같이 추가 해석이 붙는 경우를 찾을 수 있었다.
자산(전체 유동성 규모) = 부채(유동성 흡수량) + 자본(유동성 공급량)
유동성이라는 단어가 튀어나왔다. 특히 '자산'에 덧붙어 있는 '전체 유동성'이라는 설명은 아마도 시장에 공급된 유동성의 합을 의미하는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 대차대조표의 흐름을 이용해 시장 유동성의 추세를 파악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될 수 있으며 분명히 간과하기 힘든 부분이긴 하다.
거기다 미국 연준의 대차대조표라면?
연준은 분명 전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달러'라는 통화 공급 정책을 결정하는 기관이다. 그 기관의 대차대조표는 분명 경제에 있어서 큰 의미를 부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연준 대차대조표의 트렌드를 차트 형태로 표현한 그림이다.
Total Assets of the Federal Reserve (federalreserve.gov)
이를 통해 그림 상의 최근 시점에선 연준의 유동성 회수 속도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아마도 최근의 금리 하락과 관련된 흐름일 수도 있다.
'금리 하락기니 당연한 거 아니야?' 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시중 유동성의 변화는 금리 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은 간과해서는 안 될 이야기다.
금리 말고 뭐가 또 시중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는 거길래?
이쯤에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주 듣던 용어를 다시금 끄집어 내야 할 것 같다. 바로 QE와 QT다.
- QE(양적완화):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한다.
 - QT(양적긴축): 시중에서 유동성을 회수한다.
 
위 둘은 기준금리와 별개로 작동하는 중앙은행의 정책들이다. 이런 정책의 변화가 대차대조표를 통해서도 파악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이뿐만 아니다. 예를 들어 연준의 경우 은행 지급준비금, ON RRP(역환매조건부채권 잔고), TGA(재무부 일반 계정) 등 유동성 제어를 위한 여러 장치를 더 갖추고 있다.
이렇게 많은 장치가 있는 하지만 연준에서 공개적으로 밝히는 부분은 기준금리가 대부분인 것을 보면 이 대차대조표를 봐야지만 연준이 어떤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지를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및 여담
대차대조표는 기업의 재무 상태 흐름을 알 수 있으며, 특히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는 유동성의 공급 및 회수 추세를 볼 수도 있다.
그래도 대차대조표 만으로 경제가 어떻게 변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는 없는 것이다. 괜히 거시경제학 같은게 있는 것도 아닐 테고 말이다.
그러니 우리는 도박을 자제하고 헤지를 생활화 해야 할 것이다. 물론 도박은 쫄깃(?)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