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스버거의 할라피뇨 치킨버거에 관한 기록
오늘도 블리스버거 도장깨기를 계속 하고 있다. 이번에는 늘 뒷전으로 밀렸던 할라피뇨 치킨버거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굳이 이 메뉴를 고른 이유는 유일하게 도네이션 버거에 포함되지 않았던 치킨패티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역시 블리스버거는 저렴하다. 세트로 주문했음에도 만천 원이 넘지 않았다. 참고로 매장에서 직접 포장 주문한 거라 할인을 받았다는 것을 알아두자.
블리스버거 할라피뇨 치킨버거의 첫 인상
이번에도 블리스버거의 홈페이지 사진을 먼저 보고 넘어가자.
블리스버거 홈페이지에서 찾은 할라피뇨 치킨버거 사진
이 버거에 대해 홈페이지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넓적 다리살 치킨 패티에 할라피뇨와 스리라차 소스의 완벽한 조화로 맛있는 매운맛을 강조한 치킨버거
아 그러니까 매콤한 치킨 버거라는 말이구나.
...
뭐 어쨌거나 실제로 받은 버거의 모습에서 이 설명을 연상해 보자.
뭔가 어색한 할라피뇨 치킨버거의 첫 모습
아.... 뭔가 어색하다. 슈퍼마리오의 버섯 몬스터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어색한 이유는 바로 카메라 촬영 각도에 있다. 아래 사진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할라피뇨 치킨버거
이렇게 보니 덜 어색하다.
사진 퀄리티야 당연히 홍보용이 더 좋긴 하겠지만 이상하게도 맛있어 보이는 점에 있어서는 직접 찍은 사진이 더 나아 보인다. 설마 취향이 이상한 걸까? 어쨌거나 내용물은 좀 부실해 보이긴 하지만 홈페이지의 것과 비슷한 것 같긴 하다.
블리스버거 할라피뇨 치킨버거의 맛과 식감
맛과 식감을 느껴보기 위해 번이 망가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깨물어 봤다.
할라피뇨 치킨버거를 한 입 베어 먹은 모습
콰삭~! 하는 느낌이 확실히 느껴진다. 바삭하게 튀겨진 치킨 패티 때문이다. 다만 일반적인 후라이드 치킨 보다는 좀 딱딱하게 튀겨져있었다. 그 딱딱함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베어 무는 과정에서 한 입 만에 아래쪽 번이 상당히 망가져 버렸다. 그럼에도 위쪽 번은 살아 남은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할까.
블리스버거의 번은 역시 최고다. 지난번에 도네이션 버거를 먹어서 그런가 이번에는 번이 과하게 두껍다고 느껴졌다는 게 특징 같다. 어쨌든 여전히 파삭하면서도 푹신하고 버터의 향이 은은하게 느껴지는 맛있는 번이었다.
패티는 아마도 닭다리살로 추정되는 닭고리를 튀겨서 만든 패티 같았다. 물론 이 생각은 홈페이지 소개를 보기 전에 추측한 내용이다. 하지만 그러기엔 좀 퍽퍽한 느낌도 섞여 있었기에 당시에는 확신은 없었다. 그럼에도 기분 나쁜 식감은 결코 아니었다. 어쨌거나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치킨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던 패티였다.
치킨패티의 맛은 약간의 시즈닝이 가미된 듯한 맛인데 정확한 설명은 하기 힘든 듯하다. 특유의 맛이 있긴 했지만 개성적으로 튀는 것도 아니었고 느끼함도 없었다.
매울 거라 생각했던 할라피뇨는 생각보다 부드럽게 개입하는 편이었다. 그다지 맵진 않고 살짝 킥을 주는 수준이었다. 참고로 신라면도 가끔 매워하는 사람의 느낌이라는 점에 주의하자.
소스는 할라피뇨에 어울리는 약간 매콤한 스리라차 소스에 마요네즈가 섞인 느낌이었다. 하지만 치킨패티의 맛을 과하게 가리는 그런 수준의 강렬한 맛이 아니라 적당히 어울리는 수준이었다.
야채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역시 할라피뇨가 느끼함은 다 잡아버렸다. 오히려 할라피뇨의 존재감이 야채를 잊혀지게 만들었다. 할라피뇨가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맛을 만들어 줬지만 반대로 야채의 존재감을 지워버린 것은 단점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결론 및 여담
좋은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게 내야 할 것 같다.
블리스버거의 할라피뇨 치킨버거는 맛은 있었지만 이상하게 손은 안 갈 것 같은 버거다.
블리스버거의 할라피뇨 치킨버거는 저렴하고 질 좋고 맛있는 치킨버거인 건 맞는데 개인적으론 소고기 패티 버거가 더 낫다고 느껴진다. 거기다 치킨 패티 보다는 후라이드 치킨을 별도로 시켜서 먹는 게 더 맛있을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런 평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 치킨 버거는 아마도 소고기 패티에 질렸을 때에나 다시 시도해 보지 않을까 생각된다.
블리스버거 도장깨기가 거의 다 끝나간다. 이제 두 개의 메뉴가 남은 듯하다.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슬플 뿐이지만 좋은 식당의 메뉴는 원래 적은 게 일반적이니 좋게 생각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