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계좌를 드디어 해지해 봤다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한 개인 이벤트가 생겼다. 그리고 마침 의무 가입 기간이 경과한 ISA 계좌가 있었다. 그리하여 마치 정해진 결론 처럼 ISA 계좌를 해지하기로 했다. 그런데 ISA 계좌 해지는 MTS에서 터치 몇 번이면 되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는 간단하지 않았다.
ISA 해지는 간단할 거라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이번에 해지하려는 ISA 계좌는 KB증권에 개설한지 3년 이상 지난 중개형 ISA 계좌였다. 그래서 KB증권의 M-able 앱으로 열심히 ISA 해지 메뉴를 찾아봤다.
문제는 MTS에서 ISA 계좌를 해지하는 방법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스마트폰으로 거의 모든 업무를 해결하는 세상에 참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앱 내의 FAQ를 통해 유선 상으로만 ISA 해지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즉 전화로 처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개인적으로 전화로 업무를 처리하는 건 참 싫어하는 일이라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졌다. 뭐 그래도 해야 했지만 말이다.
ISA 계좌 해지하기
우선 중개형 ISA라면 먼저 담고 있는 모든 주식이나 ETF 등은 매도하고 2영업일이 지난 후에 해지 신청을 해야 한다. 그래야 세금을 확정지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후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ARS에 전용 메뉴 따윈 없었고 상담원 연결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고통과 증오의 대기시간을 견디며 30분 이상이 지난 후에야 상담원 연결이 되었다.
상담원에게 ISA 계좌를 해지하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상담원은 몇 가지 정보를 확인하고 다음 영업일에 전화를 줄 것이라는 내용을 끝으로 2분 간의 짧은 통화를 마쳤다. 바로 해지가 안 되는 것도 답답했지만 30분 이상 기다리고 2분이나 통화를 했다는 것도 퍽이나 대단한 일이다.
다음 영업일에 전화가 걸려왔다. 고객센터 번호와는 다른 번호였다. 받아보니 ISA 해지를 진행해 주겠다고 한다. 계좌 비밀번호를 확인하고 주민번호 앞자리까지 확인했다. 권리 내역 즉 남은 배당이나 분배가 없는 것까지도 확인했다. 내야 할 세금이 얼마인지도 알려줬다.
이후 해지 절차를 짧게 끝내고 상담이 종료되었다.
이제 ISA 계좌가 일반 계좌로 전환되었다. 이상하다 싶겠지만 사실 이게 ISA 계좌를 해지한 것과 동일한 의미다.
남은 일은 전환된 계좌에 남은 돈을 본인이 편한 시간대에 직접 다른 계좌로 이체하고 이후 계좌를 폐쇄하는 것이다. 물론 계좌 폐쇄는 안 해도 상관은 없지 않을까 싶지만 하는 게 깔끔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해지된 ISA 계좌에서 잔액을 모조리 다른 계좌로 이체했다.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이렇게 힘들게 모은 돈을 써야 되는구나 하는 애처로움에 갑자기 울컥했다.
이후 계좌 폐쇄를 진행했는데 이건 아주 간단했다. 그냥 MTS 내에서 메뉴를 검색하니 나오길래 꾹꾹 눌러주니 손쉽게 폐쇄가 되고 계좌가 사라졌다. 사실 폐쇄 방법은 상담원이 카톡으로 안내해 주긴 했지만 상세 내용을 보지도 않았다. 어쨌든 해지는 전화통화라는 고난의 길(?)을 통해 겨우 처리할 수 있었는데 정작 계좌 폐쇄는 이렇게 쉬웠다니 좀 허탈했다.
계좌 폐쇄 완료 카톡 메시지
이제 ISA 계좌를 다시 새로 개설하고 조금씩이라도 모아봐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과연 어떤 증권사에 개설하는 게 좋을까 고민이 든다. KB증권은 이체 수수료가 너무 귀찮고 억울해서 다시는 거들떠 보지 않을 것 같다. 키움증권은 인터페이스가 많이 이상해서 그다지 끌리진 않는다. 왜 토스는 이런 걸 안 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