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탈수를 유발할 수 있다고?
커피 속의 카페인은 몸에 이로운 여러 효과가 있다. 그리고 동시에 안 좋다고 알려진 효과도 있다. 그 중간 즈음에 있는 효과 중 하나가 바로 이뇨작용, 즉 소변을 자주 보게 만드는 현상이 있다.
이 카페인의 이뇨 작용과 관련해 긍정적인 면은 일단 제쳐놓고, 부정적인 면으로 부각되는 게 하나 있다면 바로 '커피를 마시면 탈수에 빠질 수도 있다'는 설을 들 수 있다.
커피가 몸 속의 물 1.5배를 끌고 나온다? - 어떤 언론 기사 제목 일부 발췌
위 인용은 좀 자극적이기에 인용한 것이긴 하지만 조금 심하긴 했다. 어쨌든 탈수면 당연히 몸에도 안 좋고 심각할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기에 간과할 수는 없을 것인데 과연 이 설은 사실인지 개인적으로 궁금해져서 이에 관해 정리해 봤다.
카페인 구조 (Wikipedia)
카페인의 이뇨 작용
카페인이 이뇨 작용을 유발하는 이유는 대충 다음과 같이 찾을 수 있었다.
- 카페인은 항이뇨호르몬(ADH - Antidiuretic Hormone)의 분비를 억제한다. 항이뇨호르몬은 이름처럼 신장에서 수분이 재흡수되도록 촉진하여 소변의 양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데 이를 막아버리니 소변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 카페인은 혈관을 확장시킨다. 이 현상은 신장의 혈관에도 작용하여 신장에 더 많은 수분이 유도되고 결국 소변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 카페인은 아데노신 수용체와 아데노신 대신 결합하여 해당 수용체의 작용을 차단한다. 아데노신 수용체는 신장의 세뇨관에서 나트륨과 물의 재흡수에 관여하는데 이를 방해받게 되어 결과적으로 소변의 양이 늘어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카페인을 섭취하게 되면 일시적으로 소변의 양이 늘어나게 되며 이는 객관적으로 밝혀진 사실이다.
그렇다면 카페인이 탈수를 유발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것 같은데 정말 그럴까?
카페인의 탈수 유발 가능성
실제로 카페인이 탈수를 유발할 가능성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섭취한 카페인의 양이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일단 보고되고 있는 것 같다. 결론부터 적자면 건강한 성인 기준으로 하루 400~500mg 정도 즉 커피 4~5잔 분량의 카페인을 섭취해도 탈수 유발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정리를 찾을 수 있었다.
카페인으로 인해 소변의 양이 늘어나 화장실에 자주 가게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때 배출되는 소변의 양은 대체로 커피에 섞여있던 수분의 질량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만약 탈수로 판정되려면 커피로 마신 수분 이상의 수분이 배출되어야 할 텐데 보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거기다 카페인도 내성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커피를 꾸준히 섭취할 경우 이뇨작용의 효과는 점점 줄어든다는 말이다. 습관적으로 커피를 마시는 경우라면 아예 이뇨작용을 거의 느끼지 못 한다고도 한다. 단지 소변의 양이 늘어난 것은 앞서 언급한 대로 커피로 섭취한 수분 때문으로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일반적인 경우 커피나 카페인으로 인한 탈수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물론 위험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이미 언급했지만 카페인의 섭취량이 탈수 증상 가능성과 관련성이 있을 수 있다. 고용량의 카페인을 섭취하면 체내 카페인을 모두 대사하기 전까진 소변양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테고 이는 결국 탈수와 이어질 수도 있으니 말이다. 대표적인 예로 에너지 드링크가 있다. 500mg을 초과하는 고용량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를 단시간에 마실 경우 일시적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도 있다. 커피와 카페인 음료는 분명 카페인 비중이 차이가 날 테고 그만큼 이뇨작용의 강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성이 생기는 것과 반대로 카페인 민감성이 높은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요소다. 좀 특수하겠지만 이런 경우에는 적은 양의 카페인을 섭취하더라도 탈수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 외에 땀을 흘리는 경우와의 관련성에 관한 언급도 찾을 수 있었다. 더워서 혹은 격렬한 운동 등으로 땀이 다량 배출되는 와중에 카페인으로 인한 일시적 소변의 양 증가가 겹쳐질 경우 탈수 위험을 다소 높일 수도 있다고 한다.
질환 유무에 따른 차이는 일부 존재하기는 하는 것 같다. 예를 들어 과민성 방광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에겐 아무래도 카페인이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경우에도 일반적인 용량에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는 듯하다.
결과적으로 커피 섭취를 통한 탈수 증상의 발생은 제한적이지만 가능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결론 및 여담
정상적이라면 커피를 아주 많이 마시지 않는 한 탈수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물론 커피 뿐만이 아니라 카페인이 포함된 차 등에서도 비슷한 결론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몸이 카페인에 그렇게 쉽게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말일 거다. 심지어 카페인이 몸에 이로운 효과도 가지고 있는 만큼 굳이 안 먹을 이유도 없을 것 같다. 그저 덥거나 운동을 할 때 수분 보충을 좀 더 신경 쓰면 될 것 같다.
커피를 선호하는 입장에선 다행스러운 이야기이긴 하다. 그저 커피를 마신다는 건 물도 같이 마신다는 말이고 그래서 소변을 보게 될 수밖에 없다는 건 불편함을 초래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운전을 해야 한다거나 말이다. 뭐 그렇다 할지라도 주제의 탈수 걱정은 일단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하루에 그렇게 많은 커피를 마실 일도 없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