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으로 보일러 온수를 사용하는 건 가능할까?

건강 // 2025년 11월 26일 작성

'으~ 손 씻기엔 물이 너무 차가운데 온수 틀어도 되나?'

화장실을 갈 때마다 이런 고민을 하게 되는 계절이 왔다. 역시 겨울이 되면 난방비가 고민이고 따라서 보일러를 때울 때 필요한 가스를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그렇다면 과연 볼 일을 본 뒤에 손을 씻을 때처럼 간헐적으로 물을 사용해야 할 때 온수를 매번 트는 것은 과연 낭비일까 아니면 정신적인 면(?)에서 효율적인 걸까? 대충 생각해보면 손을 씻을 때 물을 얼마 안 쓰기 때문에 온수를 써도 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보일러가 한번 동작하기 시작하면 한동안은 돌아가기 때문에 낭비가 될 여지도 충분히 있다.

그래서 이 글을 쓰게 되는 의문이 시작되었다. 과연 물을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 말이다. 물론 상식적으로 결론을 내는게 어렵지는 않는데 그래도 객관적인 정보가 있는 편이 좋으니 하는 김에 보일러의 구조에 대해서도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참고로 이 글은 온수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 난방은 사실 답이 이미 정해져 있으니 말이다. 정해진 온도까지 보일러를 돌리다 온도가 넘으면 자동으로 멈추는 식으로 알아서 관리해주니 크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테니 말이다. 이 경우는 그저 온도를 얼마로 설정해야 하냐 정도가 유일한 변수일 것 같다.

어쨌든 보일러의 구조에 대해 찾아봐야겠다.

보일러의 구조

보일러의 구조 자체는 간단할 것이다. 물이 들어오는 관이 있고 이 관을 가스불로 데우면 된다. 그리고 데워진 물은 다시 파이프를 타고 난방용으로 혹은 온수용으로 나갈 거다. 너무 단순 무식한가 싶지만 실제로 이게 보일러의 핵심적인 동작 방식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물론 난방용 파이프는 순환형이고 온수용 파이프는 단방향이라는 점은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꽤나 오래 전부터 보일러 광고를 보면 늘 들을 수 있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콘덴싱(condensing)이다. 그리고 이와 함께 따라다는게 '효율' 혹은 '절약'이라는 단어다. 실제로 콘덴싱 보일러는 열 효율이 일반 보일러 대비 훨씬 좋은 편이라 가스 소모도 덜하고 당연히 난방비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자 그럼 콘덴싱 보일러가 뭔지 알아야 할 거다. 콘뎅싱 보일러는 브랜드나 기술 등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대충 아래와 같이 생긴 모양이다.

콘덴싱 보일러의 구조 (경동나비엔) 콘덴싱 보일러의 구조 (경동나비엔)

이 무슨 눈 가리고 밥 먹는 것 같은 그림일까. 물론 이 그림 만으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 콘덴싱 보일러를 이해하기란 당연히 무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조금 더 알기 쉬운 그리고 일반 보일러가 비교가 가능한 자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최근 등장한 구글 젬민이(Gemini)의 나노 바나나가 대단한 능력을 보여줬다. 아래는 젬민이를 약간 괴롭혀주다 얻게 된 일반 보일러와 콘덴싱 보일러의 차이다.

일반 보일러(좌)와 콘덴싱 보일러(우)의 작동 구조 차이 (Gemini) 일반 보일러(좌)와 콘덴싱 보일러(우)의 작동 구조 차이 (Gemini)

이 인간이 밥 먹는데 다시 눈 가리네 싶게 왜 하필 영어 투성이인지는... 일단 넘어가자. 영어라도 크게 문제가 될 부분은 아니다. 둘의 차이에 대해서만 알면 되니 말이다.

핵심적인 차이는 바로 일반 보일러에서 가스 불을 떼울 때 빠져나가는 배기가스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있다. 일반 보일러는 이 배기가스를 그대로 밖으로 빼내서 버리지만 콘덴싱 보일러는 이 배기가스가 가지고 있는 열 에너지를 다시 물을 데우는데 사용한다. 이 앞의 사진에서 볼 수 있던 2차 열교환기 개념이 바로 배기가스를 이용한 2차 가열을 하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콘덴싱 보일러는 일반 보일러에 비해 연소로 발생하는 잔열까지 난방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당연히 열 효율이 더 높고 난방비도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이 정보를 찾아보면서 개인적으로 약간 실망했다. 왜냐하면 이 글의 질문에 대해 유익한 구조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수는 어떻게 쓰면 될까?

콘덴싱 보일러가 에너지 효율이 좋다는 건 알겠다. 하지만 온수를 잠깐 데울 때는 콘덴싱이든 아니든 상관이 없다. 콘덴싱은 지속적으로 물을 데워야 할 상황에서만 의미가 있으니 말이다.

사실 이 글을 쓰기 전에 내심 기대가 있었다면 바로 보일러에 온수 용도의 물탱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점이었다. 보일러 내부에 온수 공급을 위한 대량의 물탱크가 있고 이걸 데워서 내보내는 형태라면 온수를 가끔씩 쓰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 싶어서다.

불행히도 보일러의 구조에서 물탱크의 존재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당연하다시피 생각해야 할게 보일러의 덩치 자체가 그렇게 크지도 않다보니 물탱크가 물리적으로 존재할 수도 없기도 하다.

따라서 첫 질문의 답은 이렇게 내릴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다 가끔 소량의 온수가 필요한 데 가스비까지 절약하고 싶다면... 찬물을 즐기는 쪽으로 진화하자. (???)

물론 이 해답은 따로 난방을 안 하는 상태에서 온수만 조금씩 쓰는 것에 대한 답이다. 하지만 만약 난방 도중이라면 이런 고민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어차피 난방을 할 때는 보일러가 지속적으로 가스를 떼우고 있는 상황이라 세면대에서 온수 쪽으로 물을 좀 튼다고 무조건 가스를 쓰는 것은 아닐 테니 말이다.

결과적으로 온수를 써야 할 때는 가급적 몰아서 쓰는 게 좋다는 말이다. 화장실에서 일 보고 잠깐 씻어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차가운 물로 씻어야 할 것 같다. 아니면 복권에 당첨되거나....

여담이지만 이 글의 주제(카테고리)가 뜬금없게도 '건강'으로 표기되어 있는게 좀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이는 그저 이 글에 적당한 주제 분류가 없기도 하고 겨울철 보일러를 잘 쓰는 건 건강과 관련이 없지는 않을 테니 이렇게 해버렸을 뿐이다. 물론 아무도 안 궁금할 것 같은 여담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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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renn (Konrad Seo)
개발자 주제에 경제나 먹거리 관련 글을 주로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