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을 덜 먹으려고 국물을 제법 남겨왔는데 아니 이건 무슨 소리야?

건강, 적당함의 저주 // 2025년 12월 17일 작성

소금 그러니까 나트륨(소듐)을 많이 먹으면 몸에 해롭다는 건 이미 상식이다. 고혈압의 주요 원인이자 심뇌혈관계 질환이나 위암 등을 일으키고 신장에도 부담을 주는 등등 나트륨은 온갖 성인병의 근원 중 하나로 꼽히는 물질이다.

그리고 나트륨하면 한국인들의 식습관이 많이 거론된다. 간이 된 국물 요리를 많이 먹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 또한 높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밖에 김치 등 염도가 높은 반찬류도 늘 함께 먹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실제로 한국인들의 나트륨 섭취량은 WHO 권고 기준보다 높은 수준이다. 좀 더 자세히 보자면 2022년 기준으로 한국인은 하루에 약 3.1g 수준을 섭취한다고 하는데 이는 WHO 권고 기준인 일일 2g 보다 1.6배 정도 높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수치는 조사 기관에 따라 조금씩 다르니 자세한 것은 직접 찾아보자.

한국 성인 나트륨 섭취 추이 (서울특별시 식생활종합지원센터) 한국 성인 나트륨 섭취 추이 (서울특별시 식생활종합지원센터)

다행인 점은 이 정보가 꾸준히 알려지면서 이조차도 모르는 한국인은 거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개인적으로도 국물을 다 마시는 행위는 자제하고 있으니 말이다. 덕분인지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량은 꾸준히 감소하여 이 정도까지 내려왔다고 한다. 예를 들어 2011년도 조사 결과엔 하루에 4.8g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꽤나 많이 낮아졌다.

여기까지는 흔히 아는 지식일 것이다.

그런데 나트륨을 많이 먹어도 잘 안 죽는다고(?)

이렇게 한국인의 나트륨 섭취는 여전히 높은 편이라 이로 인한 사망률도 높아져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과거와는 다르게 최근 나오는 연구 결과는 조금은 다른 결론에 다다르고 있는 모양이다.

우선은 극단적인 구간, 즉 나트륨을 아주 적게 먹거나 혹은 아주 많이 먹는 경우는 일단 제외하고 생각하자. 나트륨은 생존에 꼭 필요한 것이자 삼투압을 유도하는 유명한 물질인 만큼 적당하지 않으면 치명적이니 말이다. 또 적당함의 저주의 기운이 돈다.

최근 수년간 나오는 연구에서는 한국인의 일반적인 나트륨 섭취량에서는 사망률과 관련된 특별히 유의미한 관계는 없다는 것이 결론인 것 같다. 그것도 한 군데의 연구 결과가 아니었다. 참고로 이 링크의 공신력은 잘 모르겠다.

그런데 나트륨이 과다하면 해롭다는 건 밝혀진 사실이 아니었던 것일까? 뭔가 다른 팩터가 있는 걸까?

그 팩터는 다행히도(?) 위 기사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바로 '칼륨(포타슘)'이다. 칼륨은 나트륨을 배출하는데 도움을 주는 물질로 유명하니 말이다.

실제로 비슷한 연구는 이어지고 있다.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는 대조군에서는 사망률이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다.

다만 다른 연구에서는 칼륨 섭취량 자체도 나트륨 섭취량과 함께 사망률과 유의미한 관계는 없었다는 결론이 있는데 뭔가 반박하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말의 어휘를 침착히 생각해보면 이는 비율의 상관 관계를 못 찾겠다는 의미로도 이해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외에도 또다른 형태의 연구가 아나 있다. 바로 칼륨 섭취 패턴과의 상관 관계다. 여기서는 칼륨의 섭취량이 아닌 섭취 패턴 자체가 사망률과 관련이 있다고 보는 결론이 나온다. 물론 패턴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래도 패턴이 존재하려면 결국 섭취해야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비록 통계적 연구 투성이였지만 이 밖에도 여러 관련된 통계적 연구가 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글에서 필요한 결론을 얻기에 굳이 더 언급은 안 해도 될 것 같다.

여기까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객관적인 사실만 정리해 보자.

나트륨을 권고 기준보다 많이 섭취한다고 사망률이 무조건 높아지는 건 아니다.
특히 칼륨을 적절히 먹는 경우 나트륨에 의한 사망률이 꽤 낮아질 수도 있다.
그리고 나트륨을 너무 많이 혹은 너무 적게 먹는 건 아주 안 좋다.

즉 칼륨을 챙겨 먹자는 이야기인가?

칼륨은 어디에?

칼륨은 무엇을 통해 섭취하면 좋을까? 영양제는 예외로 치고 좀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것들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 식재료 같다.

토마토와 닭가슴살은 여러 면에서 참 굉장하다. 다이어트에 좋고 건강에도 좋고 말이다. 그런데 목록을 잘 살펴보면 몸에 좋다거나 혹은 덜 해롭다고 알려진 식재료는 다 해당되는 셈이기도 하다. 이것도 일종의 저주인 것일까?

어쨌든 칼륨도 너무 과하게 먹으면 안 좋다. 안타깝게도 적당함의 저주는 우리의 삶 전반에 걸린 해제 불가능한 디버프다. 특히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 칼륨 섭취는 독이 될 수도 있기에 반드시 의사와 먼저 상담하자.

어쨌든 뭐든 너무 과하게 먹는 것은 아주 안 좋다고 정리했으니 국물을 남김 없이 퍼마시는 것은 계속 자제하자. 이 글을 라면 한 그릇을 비우고 쓰기 시작했다는 건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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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renn (Konrad Seo)
개발자 주제에 경제나 먹거리 관련 글을 주로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