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진 주행 안정성: 현대차의 단점이라고 부각되는 거라는데 뭔지 모르겠다
최근 찍은 사진이 없어서 현대차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투싼 사진 (현대자동차)
자동차에 대해서 관심이 없을 때는 당연히 자동차와 관련된 여러 평가도 당연히 모른다. 그저 입을 통해 전해지던 '흉기차'와 같은 비하 단어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물론 특정 메이커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고 현재 현대차의 한 자동차를 타는 입장이기도 하니 언급한 것에 대해 오해하지는 말자.
어쨌든 그러다 자차가 생기고 자동차를 꽤나 몰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전까진 관심 없던 자동차와 관련된 여러 이야기나 정보 등을 접하게 된다. 그 중에서 꽤나 자주 듣게 되는게 있는데 바로 '현대차는 직진 주행 안정성이 가장 큰 단점이다'라는 평가였다.
그런데 이게 뭔 소린지 잘 몰라서 이에 대해 대충 조사해 보기로 했다.
참고로 이 글에선 '현대차'를 주고 언급하지만 같은 그룹의 '기아차'도 동일하다는 평과 감상(?)이 있으니 참고하자.
직진 주행 안정성이 뭘까?
대충 의미를 글자 그대로 이해하자면 '직진 주행 안정성'은 말 그대로 앞으로 똑 바로 달릴 때의 안정성에 대한 이야기다. 하지만 여기서 숨어있는 표현이 있는 듯하다. 이를 다 합쳐서 풀어보면 '핸들(스티어링휠)을 놓았을 때 얼마나 똑바로 잘 달리느냐'라는 표현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그렇다면 우선 상식적인 수준에서 약간 생각해 보자.
별다른 고장이 없는 상황에서 핸들을 정중앙에 놓고 손을 떼면 차가 앞으로 똑바로 갈 것이다. 다만 바닥이 평평하고 수평이 유지되고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도로는 항상 수평도 하니고 항상 평평한 것도 아니다. 코너나 물빠짐 용도 등으로 기울어지거나 볼록하거나 등 모양도 여러가지다. 그런데 도로는 아스팔트 뿐만 아니라 아스콘 포장 도로도 있고 교량의 이음매도 있고 거기다 과속방지턱이나 포트홀 등 요철이 없을 수가 없다. 최악의 경우는 비포장 도로도 있겠지만 이건 제외하자.
그렇다면 별다른 고장이 없는 상태에서 핸들이 정중앙이고 별다른 힘을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현실의 도로를 달린다면 과연 앞으로 똑바로 달려갈 수 있을까?
아마도 메이커나 차량에 따라 정도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도로 사정에 따라 완전히 똑바로 가는 차는 아마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저 뒤틀리는 양은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운전자는 그 뒤틀리는 만큼 보타(보정 조타)를 해야 하니 그만큼의 피로가 더하지게 될 것이고 말이다.
그래도 현대차가 유독 직진 주행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이런 평가가 들린다고 일단은 치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관점은 정작 다들 다른 것 같았다
앞서 직진 주행 안정성을 '핸들을 정중앙에 놓고 손을 놓은 채'라는 것을 기준으로 정의했는데 사실 이 기준 자체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 직진 주행 안정성과 관련해 여러 커뮤니티의 자료를 찾아보면 대체로 이런 기준인 것 같다.
- 핸들을 정중앙에 놓고 손을 놓은 채 탈 때 한 쪽으로 쏠리는 경우
- 핸들을 정중앙에 놓았을 때 반응이 늦거나 둔감하게 동작하다 어느 순간 과다하게 반응하는 경우
- 도로의 요철이나 단차를 밟았을 때 핸들이 튀는 경우
- 저속에서는 가벼운 핸들이 고속에서는 무거워지는 경우
- 유독 액셀만 밟으면 차가 한쪽 방향으로 쏠리는 경우
등등 여러 다양한 기준과 관점에서 현대차의 직진 주행 안정성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그러다보니 여러모로 혼란스럽다. 관점이 다르면 결국 다른 증상을 이야기 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이 모든 것을 퉁쳐서 직진 주행 불안정성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보는 건 합리적이지 않다고 느꼈다. 어떤 것은 스티어링 휠의 조정 문제고 어떤 것은 전동식 파워스티어링(MDPS) 문제고 어떤 건 그저 물리적인 법칙일 뿐이니 말이다. 그리고 어떤 이야기는 휠 얼라인먼트나 타이어 편마모로 인해 밸런스가 흐트러진 결과일 때도 있기도 하고 말이다.
그런데 정말 현대차의 직진 주행 안정성은 정말 형편 없을까?
여러 평가가 있긴 하지만 직진 주행 안정성이 나쁘라는 쪽 보다는 정상 범주다 라는 평가를 더 많이 접한 것 같다. 물론 어디까지나 개인적으로 찾아본 자료에 한한 것이라는 것에 주의하자.
정리하자면 옛날의 국산차는 직진이 불안정하다는 이야기가 있긴 있었다. 다만 이게 보타를 자주 해줘야 한다는 의미인지 혹은 다른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핸들에서 손을 놓고 액셀만 밟았는데 정말 차가 직진을 못 하고 한 쪽으로 쏠리거나 삐뚤삐둘 굴러갔다면 심각한 문제인 건 분명하긴 하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옛날 이야기다.
일부에서는 최신 차량도 핸들을 정중앙에 둔 상태에서도 차가 한 쪽 방향으로 쏠린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대한 반응은 '정말 수평이고 평평한 도로가 맞았냐?'라는 물음이 많은 것 같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정말 수평이면서 평평한 도로는 참 보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튀거나 쏠리는 것은 정상일 수밖에 없고 따라서 현대차가 아닌 외산 차들도 정도만 조금 다를 뿐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고속에서 쏠림이 심해진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하물며 이것에 대해서도 대체로 정상 범주라는 이야기가 있다. 사실 고속일 수록 자동차는 도로 사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을 거다.
국산 차라도 제네시스 같은 고급 차량에선 직진 주행 안정성이 훨씬 낫다는 평가를 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를 반박이나 하듯이 별 차이가 없었다는 평가도 볼 수도 있었다.
그리고 고장이나 결함 사유가 일상적인 단점으로 둔갑되어 전달되는 경우도 없지는 않은 것 같다. 누군가 수리를 하기 전까지의 느낌을 마치 그 브랜드 전반의 고질병인 것처럼 왜곡시킨 다른 누군가의 글도 보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누군가는 이런 평가가 조회수 벌이를 위한 이슈 부풀리기라는 해설을 하기도 했다. 물론 그게 존재하기는 할 것이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조회수 벌이가 잘못되거나 나쁜 일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기도 하고 말이다.
뭐가 어쨌든 결국 개인적인 느낌만 보일 뿐 객관적인 평가를 찾지는 못 했다.
자 그렇다면 현대차의 직진 주행 안정성 문제는 과연 존재하는 걸까 아니면 현재는 많이 좋아진 것일까 아니면 여전히 엉망이라는 것일까?
개인적인 느낌은 어떨까?
사실 투싼을 2년 가까이 몰면서 핸들에서 손을 놓은 일은 별로 없었다. 해봤자 고속도로에서 주행보조를 켜고 나서 잠깐씩 손을 놓을 때가 있었던 것 정도다. 이때는 당연히 차로중앙유지보조도 켜지기에 손을 잠깐 놓아도 별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 차로 유지기능을 끈 상태에서는 제법 길게 손을 놓아본 적은 없다.
왜 핸들에서 손을 못 떼나면 그야 무서워서다. 자전거를 탈 때도 무서워서 핸들에서 손을 못 놓는 사람인데 자동차도 당연히 그런 느낌이다. 하물며 뒷자리에 아이들이 타고 있으면 더더욱 안전운전을 하게 되니 말이다.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늘상 핸들을 잡고 있는 팔에 힘을 주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손은 핸들을 잡고 있지만 힘을 주고 있지 않은 상황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차가 한쪽 방향으로 기울어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을까?
적어도 개인적인 기억에 핸들을 잡고 힘을 주지 않은 상황에선 직진을 잘만 했던 것 같다. 액셀을 밟을 때도 딱히 쏠린다는 느낌은 못 받았다. 앞서 언급된 여러 관점의 문제 역시 느끼지는 못 하고 있다. 물론 23년식 차량이면 나름 최신 차량으로 볼 수도 있으니 개선된 것일 수도 있다. 어쩌면 무의식적으로 보타를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론은 이렇게 내야 할 것 같다
그냥 마음에 드는 차 타면 된다.
문제를 못 느끼면 못 느끼는 대로 만족하면 되는 거 아닐까. 예민하다면 그 예민함에 맞춰서 살아야 하는 게 맞다. 하다못해 경제력에 여유가 있다면 여러 차를 오래 타 보며 비교도 해 볼텐데 참 아쉽다. 그러니 로또 좀....
중요한 건 뭔가 불안정한 것을 느꼈다면 정비를 받아 보는 게 좋겠다는 점 같다. 만약 MDPS 결암이나 타이어 불량 혹은 얼라인먼트 뒤틀림 문제라면 분명 주행 불안정성을 넘어 사고까지 유발하는 등 큰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