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스버거의 새우버거에 관한 기록
블리스버거 도장깨기가 대망의 마지막을 맞이한다. 그 주인공은 새우버거다. 이미 도네이션 버거를 통해 새우 패티가 어떤지 확인은 했지만 그래도 새우버거는 구성 자체가 다르니 시도해 볼 가치는 충분히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문해서 프로젝트 장소(?)에 들고 왔다.
역시나 랩지만 봐도 무슨 버거인지 알 수 있다
이제는 지겹게 봐온 랩지이지만 랩지 하나하나에 메뉴 이름이 쓰여져 있는 것에서 이상한 만족감이 느껴진다. 한 밤 중에 불 끄고 글을 쓰면 이상한 감정이 생기기 마련이기도 하다.
슬슬 시체를 호가인하자. 살며시 랩지를 풀어서 내용물을 쳐다봤다.
홈페이지 사진이 필요 없을 정도로 준수한 모습
가까운 곳에 이런 보물이 있다는 건 행운이다. 블리스버거는 여전히 허술한 포장임에도 여전히 완벽한 모습을 그대로 갖추고 있는 아름다운 버거 가게다.
뭐 하여간 겉보기엔 소고기 패티 대신 어떤 튀김 패티가 들어있는 듯한 버거의 모습이다. 물론 그게 뭔지는 누구나 다 알고 있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빨리 한 입 베어 먹어보자.
새우버거를 한 입 베어문 모습
첫 한 입에서 역시나 블리스버거 최고의 장점은 번이라고 느껴졌다. 겉은 가볍게 파삭하면서도 속은 푹신하고 그럼에도 텍스처가 잘 살아있는 번이다. 많은 다른 버거가 한 입 깨무는 순간 다 뭉게지는 떡 같은 식감이 되는 것에 비해 확실히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새우패티는 이미 도네이션 버거를 통해 접했던 만큼 특별한 건 없었다. 역시나 동일하게 패티에서 새우 자체의 맛과 향은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식감은 확실히 살아있었다. 새우 통살을 갈지 않고 대충 으깨서 넣은 듯한 탱글한 새우가 여기저기 씹혔다. 사진으론 잘 안 보이지만 그 새우 살이 눈으로도 보일 정도였다. 대구 살 기반의 새우패티가 맛과 향을 심하게 강조시키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정리해서 현실적인 새우 맛과 식감의 패티다.
소스는 겨자의 매운 맛이 꽤 강하게 올라오는 편이었다. 못 먹을 정도로 찡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제법 존재감이 있었다. 머스타드 소스 같으면서도 겨자가 상대적으로 강했기에 아마도 특유의 소스인 것으로 추정된다.
야채는 블리스버거 다운 구성이었다. 똑같았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건 단점이 아니고 장점이다. 언제나 늘 버거에 잘 어울리는 식감의 야채들이다.
전반적인 조화는 괜찮은 편이었다. 소스가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 새우 패티를 잘 다독여 주었다. 그래도 삐져나오는 느끼함은 야채가 완전히 잠재워 주었다. 번의 식감과 맛에서 시작해 새우 패티와 겨자 소스의 맛이 합쳐지고 마무리를 야채가 도와줬다.
물론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그랬기에 좋은 평을 써야 할...까?
새우버거는 맛있었지만 역시 개인 취향은 비프 패티 버거다
안타깝지만 줄세우기를 해야 한다면 이런 평을 쓸 수밖에 없다. 역시 버거에는 튀긴 패티보단 구운 패티가 더 잘 어울리는 식감 같다. 그런 면에서 새우버거는 블리스버거 메뉴 내에선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만 할라피뇨 치킨버거 보다는 나은 선택지 같다.
이걸로 이제 블리스버거 도장깨기를 완료했다. 사이드 메뉴가 남긴 했지만 굳이 해야 할 생각이 안 들기에 이제 블리스버거는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메뉴만 고를 예정이다. 물론 지금도 먹고 싶어서 먹어봤던 것이긴 하지만 이전보다는 좀 덜 자주 먹게 될 듯하다. 건강도 생각해야 하고 말이다. 건강 생각하면 안 먹어야겠지만 정신건강도 건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