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포도 겨우 이해했는데 SRF는 또 뭐야?
레포나 역레포에 대한 글을 작성하면서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 SRF가 언급되는 기사를 함께 찾을 수 있었다. 아마도 주제가 레포와 관련되었을 것 같아서 SRF에 대해서도 조사해서 정리해 봤다. SRF는 도대체 무엇일까?
SRF - Standing Repo Facility
SRF는 직역하면 '상설 레포 기구'라는 의미인 것 같으며 약간 더 풀면 '상설 환매조건부채권 매매 창구' 정도 까지는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이름만 대충 해석하면 '늘 열려있는 레포를 취급하는 창구' 정도로 읽어도 될 것 같다.
이름은 이렇지만 SRF는 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서 사용하는 핵심적인 정책 도구 중 하나로, 금융시장에 갑작스러운 자금 부족 사태가 발생했을 때 연준이 금융기관에 국채를 담보로 돈을 빌려줄 수 있도록 마련해둔 창고다. 그러니까 SRF는 주로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막기 위한 최후의 대출 창구인 셈이다.
다만 담보라는 표현은 정확히는 다를 것 같기도 하다. 레포의 특징 상 담보가 아니라 아예 국채를 매각하고 이를 환매하는 계약을 동시에 하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융통시키는 형태일 테니 말이다. 뭐 그게 그건가?
결국 정리하면 SRF는 중앙은행이 국채를 임시로 매입하는 주체인 '상설 역레포 창구'인 셈이다.
SRF는 왜 필요한가?
금융기관에 급전을 공급한다는 것은 여러 의미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시장의 자금 경색이 발생하면 여러 부문으로 신용 경색이 전염되기 시작하는데 이는 금리의 급등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리고 금리의 급등은 그 자체로 유동성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며 자금 경색을 더욱 전염시킬 수 있다. 결과적으로 SRF는 이런 경색의 전이를 막고 금리를 안정화 시키는 역할을 일부 담당하게 된다는 말로 이해가 된다.
이런 장치가 등장하게 된건 아마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실제로 2008년 금로벌 금융위기, 2019년 레포 시장 불안정성 사태라는 '레포 시장이 마비되어 전체 금융 시스템이 흔들린 사례'가 있다. SRF는 이렇게 시중 유동성이 고갈되는 조짐이 보일 때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둔 비상 창구다.
물론 SRF가 금융시장의 모든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 그저 넘어서는 안 될 마지노 선 앞에 있는 여러 방어선 중 하나라는 느낌이다.
결론 및 여담
SRF는 금융기관에 긴급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한 상설 레포 매매 창구다.
사실 레포 취급 창구라는 점에서 특별한 것이 없을 지도 모르겠지만 SRF에서 정말 중요한 것은 첫 글자 'S'에 있다. 상설(standing), 즉 늘 열려있다는 말은 중앙은행이 사고를 인지하고 개입하기 전에 금융기관에서 알아서 먼저 응급처치를 하라는 그런 의미라고 해석된다. 중앙은행이 개입하기 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릴 테고 그 사이에 문제가 더 커질 가능성도 높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SRF가 붐빈다고 한다면 과연 좋은 의미일까 안 좋은 의미일까? 단기 대출은 '급전을 땡긴다'는 의미로도 읽을 수 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결국 안 좋은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봐야 할 테니 결국 SRF가 붐빈다는 것에서는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으니 일단 막고 보자'같은 의미를 찾아야 할 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늘 그런 건 또 아니겠지만 말이다. 정말 일시적 경색 해결을 위해서는 좋은 해결 수단이기도 하니 말이다.
뭐 판단하긴 어렵긴 하지만 그냥 상식 선에서만 짚고 더 깊은 건 그냥 넘어가야겠다. 이것 말고도 알아야 할게 너무나 많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