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의 뉴욕스테이크 세트에 관한 기록
터전을 새롭게 바꾸자 많은 것이 뒤따라 바뀌었다. 그 중에 특히 중요한 건 아무래도 주변 식당 같다. 특히 그 중에서도 꼽으라면 역시 개인적인 최선호 음식인 버거를 꼽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 바로 새로운 환경의 버거를 탐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얻은 것이다.
그 첫 타자로 이전에는 근처에 없어서 접하기가 쉽지 않았던 버거킹을 꼽았다. 과거 가장 좋아하던 버거 프랜차이즈였는데 지금은 과연 어떨까?
가까운 버거킹 매장을 방문해서 테이크아웃으로 추천 메뉴를 찾아보니 오리지널스라는 이상한(?) 카테고리가 보였다. 여기로 들어가보니 뉴욕스테이크라는 못 보던 이름이 보였다. 참고로 이름에 '버거'라는 명칭이 빠져있는데 햄버거 맞다. 어쨌거나 버거킹하면 와퍼 밖에 모르던 이에게 신메뉴라니 그 사이에 세상이 많이 바뀌었구나를 이상하게 느낄 수 있었다. 결제를 할 때 12500 원이라는 가격을 보고 역시나 뭔가 많이 바뀌었구나 좀 놀라기도 했다.
어쨌든 그리하여 포장 받은 패키지를 두근거리며 풀어봤다.
버거킹의 뉴욕스테이크 세트의 인상
받아온 종이백에서 내용물을 꺼내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버거킹 뉴욕스테이크 세트 패키지
버거 패키지가 마치 잘 된 수제버거의 포장을 연상케 한다. 그야말로 현재로썬 환경 부담도 덜하면서도 최선에 가까운 버거 포장이지 않을까?
하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는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세트 가격인 12500 원이라는 수준은 저렴한 수제버거 세트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만한 비싼 가격이니 말이다.
그렇다면 안의 내용물은 어떨까?
버거킹 뉴욕스테이크 버거 내용물
조심스럽게 들고 왔건만 왜 번이 제 모양이 아닐까? 아니면 번의 탄력이 부족했던 것일까? 번이 아름답지 못 한 건 분명 감점 요인이다.
전반적으로 생긴게 왠지 그저그런 프랜차이즈 햄버거 처럼 보이는데 가격을 생각하면 상당히 아쉬운 내용물이다. 고기패티는 뭔가 바짝 말라 보이고 야채는 조각조각 나있는 느낌이다. 가장 좋아하는 속재료인 토마토는 아예 안 보인다.
마지막으로 세트의 꽃(?)인 감자튀김이 남았다.
버거킹 감자튀김
감자튀김은 다른 대형 프랜차이즈의 것들과 비교해 좀 굵은 편이다. 그 외에 약간의 소금을 제외하곤 특별한 시즈닝은 없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맛과 식감은 어떨까
버거를 한 입 깨물어 봤다. 맛은 고기 맛 위주로 번의 맛이 그 다음을 덮고 있었다. 그리고 이 재료들의 맛을 상당히 덮을 정도로 소스의 존재감은 강했다. 이후 소량의 야채 맛이 느껴지긴 했지만 고기와 소스 맛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맛은 아니지만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 싶었다.
식감은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고기 패티가 퍽퍽하고 육즙고 거의 없는 것이 꼭 두꺼운 마분지를 씹는 느낌이었다. 야채가 많지 않아서 아삭한 느낌도 별로 없어서 밸런스를 못 잡고 어딘가로 처진 느낌이 드는 식감이었다. 정말 생긴 대로의 식감이었다.
실제로 고기 패티의 육즙은 거의 없었다. 보통 비슷한 가격의 수제버거를 먹어 보면 포장지에 고기 육즙인지 소스인지 채즙인지 모르겠지만 수분이 제법 흐르는데 이 버거는 그냥 소량의 소스만 좀 묻어있을 뿐이었다. 버거를 먹으면서 음료를 같이 먹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 이 버거는 계속 음료를 함께 먹어야 할 수준이었다.
버거킹의 모토와도 같은 패티의 불맛 또한 거의 안 느껴졌다. 흡사 버거킹이 아닌 다른 프랜차이즈의 것을 잘못 사왔나 싶을 정도였다.
감자튀김의 맛은 평이했지만 소금간이 심하지 않았는데 즉 짜지 않아서 좋았다. 다만 금방 눅눅해지는 것은 좀 아쉬웠다. 그럼에도 약간의 두께감이 있다는 점은 괜찮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콜라는... 콜라였다. 당연하다.
단점만 있는 건 아니다
안 좋은 이야기만 적은 것 같은데 장점도 하나 있었다. 바로 빨대다.
버거킹 음료 빨대
버거킹의 음료 포장은 롯데리아와 비슷하게 비닐 마개가 되어있는데 역시 동일하게 이 비닐 마개를 빨대로 뚫어야 되는 구조다. 그런데 롯데리아의 빨대와는 다르게 버거킹의 빨대는 끝 부분이 뾰족하게 되어있어서 이 비닐 마개를 뚫는 게 아주 수월했다.
이 부분은 롯데리아도 좀 배웠으면 좋겠다.
결론
버거킹의 메뉴판에서 이제 '뉴욕스테이크'라는 단어는 투명이 될 것 같다.
솔직히 왠만하면 한 번은 더 먹어보기도 하는데 이 버거 만은 아닌 것 같다. 맛도 없고 식감도 엉망인데 가격도 비쌌다. 와퍼의 명성에 금을 가게 만들 것 같은 메뉴다.
물론 레시피의 문제가 아닌 해당 매장의 문제 였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프랜차이즈도 매장 마다 품질이 다르다고는 하니 말이다. 다른 버거킹 매장이 있다면 비교를 해 보는 건 생각해 봐도 될 것 같긴 하다.
어쨌거나 버거컹은 역시 와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