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칼륨혈증: 칼륨도 많이 먹으면 안 된다니 또 저주인가

건강, 적당함의 저주 // 2026년 02월 10일 작성

앞서 올렸던 한국인이 의외로 나트륨을 많이 먹음에도 의외로 사망률은 높지 않다는 글과 나트륨-칼륨 펌프에 대한 글을 통해 칼륨의 섭취가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 칼륨을 적극적으로 냠냠 하려고 생각하는데... 잠깐?!

이런 건강 관련 글을 쓸 때 항상 생각해야 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적당함의 저주다. 설마 칼륨도 이 저주에 걸려있는 것이 아닐까 의심되었다. 의심이 되면 당연히 조사해 보는 게 귀차니즘에 절어있는 나를 깨우는 일 같기에 억지로 조사해서 정리해 봤다. 그래도 귀찮아 으윽.

칼륨은 우리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별 의미는 없지만 위키백과에서 구한 '파라핀 오일 안 칼륨 구슬' 사진 (Wikipedia) 별 의미는 없지만 위키백과에서 구한 '파라핀 오일 안 칼륨 구슬' 사진 (Wikipedia)

본론으로 그냥 넘어가 버리면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들 것 같다. 그러니 우선 칼륨이라는 녀석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고 넘어가자.

칼륨(K, potassium)은 신경의 전기 신호 전달이나 혈압 조절과 나트륨 배출, 에너지 대사 등 여러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로 전해질 성분 중 하나다. 우리 몸에서 칼륨 거의 대부분은 세포 안에 존재하며 정상적인 경우 혈액 속에는 소량만 검출된다.

물론 아래와 같이 한 줄로 간단하게 정리도 가능하다.

칼륨은 사람의 생존에 꼭 필요한 성분 중 하나다.

이렇게 중요한 물질이다 보니 분명 이 칼륨이 부족하면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칼륨이 부족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칼륨결핍증은 사실상 위의 칼륨의 역할에 해당하는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 하게 된다고 생각하면 대체로 정답일 것 같다.

칼륨 결핍의 대표적인 증상은 부정맥, 근육 경련, 무력감 등이 있다. 칼륨이 신경 신호 전달에 관여하다 보니 근육의 움직임에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사람의 생존에 필수적인 심장은 근육으로만 이루어진 기관이라 이 칼륨 농도에 큰 영향을 받는 게 당연하다.

뿐만 아니라 전해질 물질의 평형을 이루지 못해 고혈압 가능성을 높이며 뇌의 반응도 저하되고 피로감에 성장을 제대로 못 하는 등 칼륨 부족으로 인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렇게 없으면 안 되는 중요한 물질인데 많이 섭취해도 별 문제는 없을까?

칼륨을 많이 먹으면 안 좋을까?

건강한 사람이라면 일순간의 칼륨 과다 섭취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한다. 생각보다 사람의 몸은 칼륨 과다 섭취에 대한 방어기제가 잘 잡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칼륨은 대부분 세포 안에서 발견되고 혈액 속에서는 소량만 존재한다고 정리했었는데 여기서 중요한 부분이 있다. 칼륨 과다 섭취의 방어기제는 바로 이 혈중칼륨농도를 낮게 유지하는 데 있다.

칼륨 과다 섭취 방어기제는 대충 두 단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1. 인체에 칼륨이 과다하게 섭취되면 인슐린이나 교감신경 호르몬 등의 활동으로 칼륨을 세포 안에 쌓이게 적극적으로 유도해서 혈중 칼륨 농도가 급격히 높아지는 것을 막는다.
  2. 그래도 혈액에 칼륨이 남아 있으면 이를 배출하기 위해 신장이 열심히 일을 해서 소변으로 칼륨을 배출한다.

이런 식의 방어기제 덕분에 건강한 사람은 꾸준히 칼륨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경우가 아닌 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으니 문제다. 건강하지 않거나 혹은 위와 같은 방어기제가 망가진 사람이라면, 혹은 다른 이유로 먹는 약이 칼륨 배출을 방해한다면 어떻게 될까?

고칼륨혈증(hyperkalemia)

혈중 칼륨 농도가 높아지고 이 상태가 제대로 조정되지 못 하는 증상을 고칼륨혈증이라고 부른다. 혈중 칼륨 농도는 3.7~5.3mEq/L가 정상 수준이나 이를 넘어 5.5mEq/L 이상이 되면 고칼륨혈증으로 진단된다고 한다.

고칼륨혈증은 앞서 언급한대로 방어기제가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 발생하게 되는데 대충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마도 영양제가 아닌 음식물로 칼륨을 다량 섭취하기는 꽤나 어려울 것 같아서 이 부분은 제외하긴 했지만 어쨌든 칼륨의 섭취 자체가 원인이 될 수 있기는 하다. 그 외에는 신장이 약해진 경우가 아무래도 가장 발병하기 쉬운 케이스일 것 같다.

이런 이유로 인해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면 아래와 같이 칼륨이 관여하는 모든 곳들에서 이상 증상이 동반된다고 한다. 대충 아래와 같은 증상들이다.

뭔가 기시감이 든다면 정상이다. 고칼륨혈증도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칼륨 결핍과 비슷한 증상이 발생한다. 즉 칼륨이 과다해져도 칼륨이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위 증상들 중 일부는 극단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이런 심각한 증상이 안 나타나리란 보장은 없으니 주의해야 할 것 같다.

가성고칼륨혈증(pseudohyperkameia)

갑자기 이상한 단어가 등장했지만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되었기에 정리해 본다.

가성고칼륨혈증은 고칼륨혈증의 한 종류이긴 하지만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로 정리되는 것 같다.

가성고칼륨혈증이 진단되는 때는 운이 좋은 경우와 나쁜 경우가 있다. 이 중 운이 좋은 케이스로는 채혈 과정에서 용혈로 인해 발생한 경우가 있다. 즉 실제로 문제가 없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운이 나쁜 경우가 있다. 바로 백혈병이나 혈소판 과다 등등의 경우인데 이와 같은 질환이 있을 때도 이 가성고칼륨혈증이 진단될 수 있다. 갑자기 백혈병이라니 그저 청천벽력일 따름이다.

하여간 가성인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을 테니 일단 이렇게 있다는 것만 알고 넘어가면 될 것 같다.

음식물에서 칼륨을 조절할 수 있을까?

칼륨 과다섭취에 대한 방어기제에 대해 언급하긴 했지만 이 방어기제가 고장난 경우, 특히 신장 질환이 있는 경우는 어떻게든 직접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할 거다.

간단하게는 칼륨이 많은 식품을 줄이거나 피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칼륨이 많은 식품으로 감자나 고구마, 밤, 견과류, 시금치, 당근, 바나나, 참외, 토마토, 오렌지 등이 대표적인데 이 식품들을 먹는 양을 적절히 제한하거나 멀리하는 것으로 칼륨 섭취를 제어할 수 있다. 물론 이 외에도 많은 식품이 있으니 자주 먹는 것은 미리 알아두는 게 좋을 것 같다.

그 외에 칼륨을 어느 정도 제거하고 요리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칼륨을 빼내기 위해서는 껍질이나 줄기를 제거하고 물에 2시간 이상 담가두거나 뜨거운 물에 데치는 방법이 있다. 물론 여기에 사용한 물은 칼륨을 제법 머금고 있을 테니 버려야 하는 건 당연할 테고 말이다.

그밖에 영양제나 건강기능식품은 꼭 성분표를 잘 살펴보자. 야채즙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칼륨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홍삼 등도 주의해야 할 식품이다. 따라서 이런 식품들을 중복으로 섭취하는 경우는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이다.

물론 먹는 걸로는 객관적으로 파악하기는 힘드니 칼륨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면 병원을 방문해서 주기적으로 혈중칼륨농도 검사를 하는 게 필수적일 것 같다.

대충 내용이 정리되었으니 이제 마무리를 해보자

칼륨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성분이지만 너무 적게 먹거나 혹은 너무 많이 먹으면 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는 물질이다. 따라서 다음 한 마디가 이 글의 핵심이 될 것 같다.

칼륨도 적당함의 저주 디버프를 일으킨다.

뭐든 적당하지 않으면 문제가 생기는 이 더러운 현실 좀 편하게 만드는 그런 방법은 어디 없을까?

참고로 '칼륨(kalium)'이라는 용어는 독일어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영어인 '포타슘(potassium)'과 통용되어 사용되었다. 그러다가 대한화학회에서 2014년부터 갑자기 '포타슘'을 단독 표준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그에 반해 국립국어원 표준어는 아직 '칼륨'이다. 그런데 '칼륨'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영국인이다. 그리고 나는 '칼륨'에 익숙하고 아이는 '포타슘'에 익숙하다. 대환장파티다. 물론 당시 독일이 화학 강국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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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renn (Konrad Seo)
개발자 주제에 경제나 먹거리 관련 글을 주로 쓰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