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워시가 도대체 누구길래 시장이 이 난리일까?
트럼프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케빈 워시를 지명했다. 이로 인해서 많은 일들이 생기고 있는데 특히 자산시장에선 한때 굉장한 변동성이 나타나며 큰 우려를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도대체 이 사람이 누구고 어땠길래 이런 반응이 나타났던 것일까?
Kevin Warsh
Kevin Warsh (Ann Saphir / Reuters)
케빈 워시 - 정확한 이름은 케빈 맥스웰 워시(Kevin Maxwell Warsh) - 는 1970년대에 뉴욕에서 태어나 경제와 정치 그리고 법 관련 학력을 갖추고 월가 출신이며 전직 연준 이사이기도 했다. 그리고 UPS 이사, 쿠팡 사외이사라는 특이한 태그도 붙어다닌다. 그리고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과도 인연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조금 더 자세하게 살펴보자.
트럼프와의 인연
케빈 워시의 장인이 트럼프와 와튼 스쿨 동문이자 절친이라고 한다. 따라서 케빈 워시는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과 인연이 깊다고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최근에는 몇 가지 이유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의 요구와 일치했다. 다만 무조건 완화 정책을 펴야 한다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이 부분에서 트럼프의 환심을 사는데 성공한 모양이다.
달러의 수호자
케빈 워시는 달러의 가치 수호를 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폐 가치가 흔들리면 경제 시스템 전체가 무너진다는 신념 하에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다.
다르게 말해서 케빈 워시는 달러의 가치 하락을 경계하는 편이라 볼 수 있다.
이는 트럼프의 성향과는 반대되는 것일 수도 있다. 물론 트럼프도 무조건 달러 약세를 원하는 건 아니고 금리 약화를 원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화폐의 가치는 금리를 따라 움직인다는 경향을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달러 가치가 안정화되면 반대로 금 같은 원자재쪽은 상대적으로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케빈 워시는 달러 가치를 판단할 때 금이나 은 같은 귀금속이나 원자재 시장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점에서도 같은 의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그가 연준 의장에 지명된 후 금과 은의 가격이 폭락했다는 것도 이걸 경계하는 시장의 반응인 것 같다.
AI 추종자
케빈 워시는 AI에 관심이 많은 듯하다. 그리고 AI에 대해 낙관적으로 그리고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생각된다.
특히 AI와 물가와 관련된 뷰는 상당히 호의적이다.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물건을 만들 수 있으니 디스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관점이 맞는지 틀린지 아직 판단하긴 이르다. 어쨌든 이 부분은 자산시장에선 긍정적으로 볼 여지도 있다.
화려한 이력
케빈 워시가 이런 중요한 직책에 지명될 정도면 당연히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는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에서 M&A를 전문가로 활동하며 부사장 직책까지 올랐지만 공직을 맡으며 월가의 엘리트 코스에서 이탈했다. 이 이력으로 금융 감각은 탁월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그는 공직을 거쳐 2006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 의해 연준 이사로 지명되었다. 당시 나이는 만 35세로 역대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우기도 했다. 연준 이사 재직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굵직한 금융위기를 겪었는데 달러 수호자 성향 답게 당시 의견 충돌이 많았던 듯하고 계속된 연준의 완화적 정책에 반하며 중도 사임했다.
특이한 이력으로 2019년 말부터 지금까지 쿠팡 사외이사로 재직 중이라는 점도 있다. 그와 쿠팡 김범석 의장은 모교인 하버드대 동문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다량의 쿠팡 주식을 보유 중이며 따라서 현재 쿠팡의 여러 사태가 엮인 한국과 미국의 정치적 분쟁(?)에 관련이 있을 것으로 유추되고 있다. 참고로 연준 의장이 되면 이해충돌 방지를 위해 이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이사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 어쨌든 이 이력으로 한국의 경제 상황이나 유통 구조에 대해서도 제법 잘 알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현대식 택배업을 창시했다고 평가되는 UPS라는 회사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그래서 미국의 유통 구조에 대해서도 박식할 듯하다.
특이점
앞서 언급한 대로 케빈 워시는 달러 가치 안정화를 추구하며 완화적인 정책을 반대하는 편인데 이는 당시 연준의 움직임과는 상반되었다. 그래서 다른 위원들과 상당한 설전이 오간 모양이다.
그런데 연준 이사 재직 당시 양적완화(QE)를 비판하면서도 찬성표를 던진 굉장히 독특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특이점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쩌면 일시적 완화 정도는 괜찮다고 본 것일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되는데?
케빈 워시는 달러 가치 안정화를 추구하는 경향과 과거 연준의 완화 정책을 반대했다는 점에서 시장에선 매파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케빈 워시가 연준 의장으로 지명된 이후 자산시장이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자산시장의 하락 이유는 이 지명건 외에 다른 게 더 있긴 하지만 일단 넘어가자.
하지만 AI가 디스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도 있기에 금리를 인하해도 된다는 최근 주장을 볼 때 과연 그가 순수 매파인지는 의심할 여지가 있기도 하다.
사람은 쉽게 바뀌지는 않는다. 하지만 안 바뀌는 것도 아니다. 연준 의장이라는 자리는 사람을 바꿀 수 있다. 그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현재 트럼프와 척을 지고 있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이다. 이 사람을 트럼프가 지명했었다는 건 기억해야 할 일이다. 그러니까 연준 의장이라는 직책은 사람을 바꿀 수도 있다.
어쨌든 케빈 워시가 차기 연준 의장으로 지명되긴 했지만 그대로 임명되는 건 아니고 의회 인준을 거쳐야 한다. 연준은 행정부 소속이 아니라 의회 소속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의회는 아직 공화당이 우세하다곤 하나 최근 트럼프의 지지율을 보면 어떻게 될지 당장 판단하긴 좀 성급할 듯하다. 따라서 정말 임명될 지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케빈 워시 한 사람이 연준 의장으로 앉는다고 연준의 모든 선택이 지금과 달라질 이유는 없다는 점이다. 그저 한 표의 의견이 달라질 뿐이지 않을까? 그의 설득력이 어느 정도 수준일 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이 정도 수준으로 보는 게 합당할 것 같다.
결론: 왜 이렇게 호들갑일까?
그래서 이제 그만 좀 떨어졌으면 했는데 다행히도 이 글을 올리는 시점에서 미국과 한국 모두 진정하고 반등에 성공한 모양이다. 부디 이제는 호들갑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