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J가 ETF 보유 자산을 매각 한다는데 이게 무슨 소리일까?

경제, 금융 // 2025년 09월 19일 작성

갑자기 경제언론 등에서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ETF 보유 자산을 매각한다는 소식이 속보로 올라왔다. 뭔가 중요한 변화이기 때문에 이렇게 긴급하게 전달이 되는 느낌인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조그만한 뇌로 억지로 생각해 봤다.

일본은행 일본은행 (boj.or.jp)

BOJ는 왜 ETF를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었나?

BOJ가 왜 ETF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는지는 단순하게 말해 BOJ가 일본의 주가를 부양하기 위해 ETF를 매수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하게도 주식을 포함한 다양한 자산이 들어있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산다는 건 그만큼 다양한 주식을 매입한다는 의미와도 동일하고 이는 주가를 높이는데 실질적으로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렇다면 왜 BOJ가 주가를 부양했던 것일까? 이는 2010년 부터 계속된 디플레이션과 이로 인한 장기 불황을 탈피하기 위한 것으로 정리되는 것 같다.

사실 중앙은행이 해야 할 일은 이게 아니라 통화정책 수정이겠지만 아무래도 상황이 안 좋다보니 직접 주식시장을 어떻게든 건드려 온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그런데 무슨 일이 있었길래 갑자기 매각한다고 할까?

그런데 중앙은행이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건 장점과 함께 단점도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비판이 있다. 당연하게도 기업의 펀더멘탈과 상관 없이 중앙은행이 주식을 매수한다면 결국 주가와 실적에 괴리가 나타나게 될 수밖에 없다.

결국 기업들은 실적이 좋지 않아도 주가가 오르니 이로 인해 비도덕적 기업들이 나타나게 되었을 지도 모른다. 경영은 포기하고 주가 차익으로 생을 연명하는 그런 느낌 말이다.

이런 비판을 받아왔지만 BOJ 입장에선 쉽게 ETF를 매각하긴 힘들었을 거다.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주가만 부양했으니 팔았다가는 그대로 안 좋은 상황으로 돌아갈 뿐이니 말이다.

그런데 이제는 일본의 경제가 준비가 된 것일 지도 모르겠다. BOJ가 ETF 자산을 판다는 것은 전통적인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위주의 임무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의미로 느껴진다.

BOJ가 ETF 보유 자산을 매각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일본은 한동안 삽질은 했다지만 그래도 경제 규모로 보면 한국에 비해 엄청나게 큰 국가일 것이다. 그래서 BOJ가 매입한 ETF 자산의 규모도 당연히 엄청날 것이다. 따라서 이를 매각하는 것은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BOJ가 ETF를 매각한다는 소식 만으로 단기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심리적으로 주식시장 이탈이 있을 수 있을 거다. 다만 심리적 영향은 그래도 원복되는 경우도 제법 있으니 크게 걱정하진 않아도 될 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후 더 큰 영향이 아마도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직접적인 영향으론 일본 증시 하락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물론 BOJ가 보유 자산을 한 방에 매각해서 시장을 폭락시키진 않을 것이고 부분적으로 매도하여 충격을 완화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하방 압력은 당연히 있을 것이고 이는 증시 동조화가 강한 한국 주식시장에도 비슷한 영향을 끼칠 것 같다.

엔화 환율 영향도 생각해 볼 수 있다. BOJ가 ETF를 매각한다는 것은 '일본의 경제가 충분히 좋아졌다'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차후 BOJ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이어질 수도 있다. 실제로 BOJ는 당장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인상 기조를 부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는 엔화를 강세로 만들며 결국 원화나 달러화 환율에도 크든 작든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한국의 수출 및 수입 기업에겐 극과 극의 영향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은 안 좋을 것 같지만 말이다.

BOJ가 ETF 자산을 매각한다는 것은 시장에 푼 유동성을 회수한다는 말일 거다. 이 과정에서 미국에 재투자된 일부 유동성도 회수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미국 주식시장에 크진 않더라도 하방 압력을 줄 가능성이 있긴 있을 거다.

안 그래도 일본과 한국이 영향을 받고 결국 아시아 시장에 투자된 자금이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미국까지 영향을 받으면 아시아 시장은 다시 돌아서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주식시장의 불안은 안전자산 선호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는 더욱 주식시장의 불안을 키우게 되는 요소다. 그리고 안전자산은 더더욱 신용이 높은 쪽이 선호될 것이고 이는 미국을 의미할.... 사실 트럼프 때문에 미국을 얼마나 신용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미국 채권이 더 선호될 것 같기는 하다. 그렇다면 달러화의 환율도 강세를 띌 가능성이 있다. 더더욱 한국 기업들의 실적은 이에 영향을 받을 테고 말이다.

정리해서 일본과 한국 그리고 미국 주식시장은 하방 압력이, 미국 채권 시장은 상방 압력이 가해질 것 같다. 그리고 한국의 대 일본 및 대 미국 수출 기업에겐 실적 서프라이즈로, 반대로 수입 기업에겐 실적 쇼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이지만 대체로 안 좋을 것으로 생각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면 이렇게 되지 않을까?

도망치라는 신호일까?

안 좋은 영향만 생각이 되긴 했지만 그렇기에 BOJ는 더더욱 신중하게 ETF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는 것도 분명하다. 당연하게도 점진적으로 분할해서 매각을 진행할 것이다. 실제로 매년 3300억 엔 규모로 매각한다는 입장이 전해지기도 했다. 따라서 만약 도망쳐야 한다고 해도 어느 정도 도망갈 시간은 주어질 것 같다.

그보다 무조건 부정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는게 바로 일본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기 때문이다. 이게 다른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고 이런 분야를 찾아서 투자하는 것도 아마 실력을 가르는 요소가 될 것 같다.

문제는 부정적인 것은 잘 찾는데 긍정적인 것을 찾는 건 참 어려운 것 같다는 점이다. 다른 사람들도 이러려나?

미장은 실적이라는 매우 당연한 요소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BOJ의 행동에 어쩌면 영향을 안 받을 수도 있다. 그보다 트럼프의 입에 더 크게 반응하지 않을까?

결론 및 여담

절반만 팔고 눈팅하면 손해는 잘 안 보더라.

이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생각대로 굴러가질 않는다. 그렇다면 이익을 최대한 뽑아 먹을 생각은 포기하고 손해만 안 보게 대처하는 게 가장 현명할 것 같다.

물론 어떠한 상황에서도 돈을 버는 그들이 베스트겠지만 말이다. 아 박탈감이 넘쳐 흐른다.

Seorenn (Konrad Seo)
개발자 주제에 경제나 먹거리 관련 글을 주로 쓰는 사람